6가지 열쇳말로 풀어낸 AI의 과거·현재·미래
AI의 역사를 요약하면 "계산기가 세계의 두뇌로 커졌다"
[신간] 'AI의 역사'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세계적인 인공지능 석학 토비 월시가 AI 발전사를 여섯 가지 열쇳말—기호, 규칙, 학습, 보상, 추론, 미래 로 풀어내며 인간과 기계의 협력·경쟁·갈등이 교차한 200년의 과정을 그려낸다.
책은 1837년 찰스 배비지의 계산기 구상부터 시작한다. 앨런 튜링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지성으로, 디지털 시대의 기초를 닦았다. 저자는 튜링이 던진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AI 논쟁의 근원임을 강조한다. 이후 1956년 다트머스 회의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정식으로 탄생했다.
1부 '기호의 시대'는 탐색, 게임, 규칙이라는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AI의 초기 여정을 다룬다. 체스와 같은 게임은 AI 연구의 실험장이자 평가 기준이었다. 전문가 시스템과 규칙 기반 프로그래밍은 1980년대 경영 현장까지 침투했지만, 병목 현상으로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는 이후 기계학습의 출발점이 됐다.
인터미션 '로봇이 온다'는 AI와 로봇의 상호작용을 설명한다. 최초의 로봇 엘머와 엘시에서 시작해 룸바와 스탠리, 소피아까지 이어지는 진화는 AI 알고리즘의 발달이 로봇공학에 돌파구를 마련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AI가 세상을 보고, 언어를 이해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능력이 정교해질수록 로봇은 유능해졌다"고 지적한다.
2부 '학습의 시대'는 인공두뇌, 보상, 추론을 다룬다. 프랭크 로젠블랫의 퍼셉트론은 간단한 문제조차 학습하지 못했지만 제프리 힌턴은 숨겨진 층을 도입하며 '심층학습'을 대중화했다. 이 발전은 오늘날 딥러닝의 초석이 됐다. 이후 딥마인드의 알파고는 바둑에서 인간을 제쳤고, 알파폴드는 단백질 접힘 예측으로 생명과학을 혁신했다.
마지막 3부 '미래'는 특이점과 AI 윤리를 조망한다. AI 특이점은 기계가 스스로를 재설계하며 눈덩이처럼 지능을 키워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이다. 토비 월시는 AI가 인간의 삶을 위협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AI가 항생제 '할리신'을 발견하고,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을 진단하며, 금융사기를 예방하는 등 긍정적 효과 역시 강조한다. AI의 빛과 그림자를 균형 있게 보여주는 이 책은, 기술을 무조건 추종하거나 배척하는 대신 성찰과 준비를 권유한다.
△ AI의 역사/ 토비 월시 지음/ 김성훈 옮김/ 세종연구원/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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