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년이 평생 성격을 결정한다…애착효과 [서평]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신간 '애착 효과'는 어린 시절에 형성된 애착 관계가 성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쉽게 설명하고 각각의 애착 성향의 특징을 알려준다.
애착은 사전적 의미로 '몹시 사랑하거나 끌려서 떨어지지 않거나 그런 마음'을 뜻한다. 심리학에서는 애착을 양육자 또는 특별한 사회적 대상과 깊고 지속적인 정서적 유대를 통해 연결된 상태, 혹은 그러한 친밀한 정서적 유대감이라고 정의한다.
인간은 생후 2년 동안 주 양육자와 애착을 형성한다. 생애 초기에 만들어진 애착 유형은 이후 평생 맺는 모든 인간관계를 규정한다. 이 생애 최초의 애착이 잘못될 경우에 아이가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없다는 것이 애착 이론의 핵심이다.
심리학자 해리 할로 미국 위스콘신대학 교수는 철사 엄마와 헝겊 엄마 실험을 통해 애착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할로 교수는 새끼 붉은털원숭이를 태어난 직후에 어미로부터 분리해놓고 두 종류의 '가짜 엄마'를 제공했다. 하나는 철사를 얼기설기 엮어 만든 가짜 엄마지만 우유병을 들었다. 다른 가짜 엄마는 철사지만 부드러운 헝겊으로 덮여 있으며 우유병은 없었다.
새끼 붉은털원숭이의 선택은 놀라웠다. 새끼 대부분은 포근한 헝겊 어미에게 매달렸다. 깜짝 놀랐을 때도 헝겊 엄마에게 달려갔다. 철사 엄마는 우유 먹을 때만 사용했다.
연구자들은 생애 최초의 애착이 평생 모든 인간관계를 좌우한다고 주장했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때도, 결혼 생활에서 위기를 맞을 때도, 아이를 낳아 기를 때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
인간의 아기도 생후 2년 동안에 지속적으로 따뜻하고 밀접한 관계를 경험하면 정서가 안정된 사람으로 자란다. 다시 말해 안정애착이 형성된다.
반면에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면 정서가 불안정한 상태로 자라는 불안정 애착이 형성된다. 불안정 애착은 다시 △불안형 △회피형 △혼란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체 인구의 애착 유형 분포를 보면 대체로 안정형이 55%, 회피형이 25%, 불안형이 15%, 혼란형이 5%를 차지한다.
안정애착형은 자존감과 회복 탄력성이 높다. 안정형으로 자란 사람은 대체로 친밀한 관계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사람들에게 관대하며 질병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같은 고난 앞에서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불안형은 관계에 집착한다. 영유아 때 일관성 없는 양육을 받은 사람들이 불안형이 되기 쉽다. 이들은 파트너에게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파트너가 살짝 멀어졌다고 느끼면 몹시 실망하거나 거절당한 기분으로 절망한다. 또 관계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도 있다.
회피형은 불안형과 다르게 친밀감을 불편해한다. 아이가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양육자에게서 자라면 상처받지 않으려고 먼저 거리를 두는 어른이 된다. 회피형은 애정 표현이나 친밀감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며 누군가를 사귈 때 상대가 원하는 지지와 관심을 주는 데 서툴다.
혼란형은 어린 시절의 방임과 학대의 결과다. 이런 유형은 양육자에게 방임이나 학대당했거나 고아원 같은 기관에서 기본적인 돌봄이 부족한 상태로 자랄 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혼란형 아이들은 사회성과 자제력이 부족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일찍부터 반항적인 행동과 적대감, 공격성을 보이기도 한다.
불안정 애착 유형이라고 해도 절망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평생 나쁜 관계를 맺게 될 거라는 선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애착 유형을 알고 영향력을 이해하면 부정적인 성향이 발현될 상황을 피할 수도 있다.
저자는 이미 형성된 애착유형도 노력하면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애착 유형이 평생 유지될 확률은 75%다. 다시 말해 바꿀 수 있는 확률이 25%정도 된다.
'획득된 안정애착'은 △성장기에 교사나 멘토, 감독과 특별한 관계를 맺거나 △안정적인 연인이나 배우자와 건강하고 오래가는 관계를 맺거나 △자기 성찰과 상담 치료를 병행하면서 △ 자녀를 기르면서 서서히 안정 애착으로 변하는 것을 뜻한다.
책은 개인 서사를 풍부하게 담으면서도 과학과 증거에 기반한 애착 이론의 실제 사례를 풍부하게 소개했다.
◇ 애착효과/ 피터 로번하임 지음/ 노지양 옮김/ 교양인/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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