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자본론 행간에는 비루한 삶이 있다…역사소설 '마르크스의 귀환'

역사소설 '마르크스의 귀환'ⓒ 뉴스1
역사소설 '마르크스의 귀환'ⓒ 뉴스1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제이슨 바커 경희대 외국어대학 교수가 '자본론'으로 유명한 칼 맑스(Karl Marx, 1818~1883)의 생애를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 '마르크스의 귀환'을 펴냈다.

칼 마르크스는 19세기 런던의 부르주아 사회를 냉철하게 간파하면서 '자본론'을 집필했다.

당시 자본주의는 19세기 런던에서 빠른 속도로 자신의 영향력을 증식하고 있었다. 자본은 억압과 악취를 통해 모든 곳에 스며들면서 자기 존재를 드러냈다.

소설 '마르크스의 귀환'은 마르크스가 가족들을 생활고에 빠트리면서까지 자본론을 집필하는 과정과 책의 내용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남편이 숙소를 알아보러 다녔지만, 아이가 넷이라고 하는 순간 다들 난색을 드러냈답니다. 마침내 한 친구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방값을 치르고도 가진 침대를 전부 급히 처분해야 했어요. 압류 소문에 놀란 약국, 빵집, 정육점, 우유 가게에서 외상값 청구서를 들고 쳐들어왔거든요."

바커 교수는 마르크스와 그의 가족을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김기택(송강호)의 가족과 닮았다고 했다. 마르크스와 가족들은 나날의 생존을 위한 절박한 투쟁, 고통스러운 사생활, 끊이지 않는 돈 걱정, 그리고 '품위'를 향한 욕망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아이는 신열이 있었고 여전히 침대 시트처럼 창백했다. 마르크스는 아들을 안았지만, 몸이 흠뻑 젖어있어서 곧 도로 내려놓았다. 그는 그들 곁에 앉아 벽에 등을 기댔다. 덜덜 떨면서 헐떡이고 김을 내뿜었다. 너무나 추워 아무것도-공포도, 고통도, 감정도-느낄 수가 없었다."

책은 위대한 사상가의 삶을 미화하지 않고 그를 강박성 성격장애가 있는 인물로 묘사했다. 강박성 성격장애자들은 한 가지 생각에 빠져서 다른 것을 희생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단순히 원고를 끝내기만 하는 건 더는 선택지가 아니었다. 그의 책은 그때까지 존재해왔던 모든 것, 즉 부르주아 정치경제 체제를 대상으로 급진적인 비판을 개진해야 했다. 그뿐 아니라 새로운 종류의 경제, 즉 프롤레타리아 경제와 그것을 운영할 능력을 갖춘 새로운 인류의 등장을 준비해야 했다."

마르크스는 영화 기생충에서 유산계급에 편입하려는 김씨 가족의 욕망에서 벗어나 노동자와 함께 하는 새로운 세상을 꿈꿨다.

"눈에 눈물이 고였다. '모르시겠어요?' 마르크스가 소리쳤다. '아버지를 위해 이 책을 쓴 게 아니에요! 노동자들을 위해 썼어요. 혁명을 위해서요!'"

저자 제이슨 바커는 스스로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책을 쓰겠다며 자신의 삶과 관계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마르크스의 삶을 다룬 역사소설 '마르크스의 귀환'을 시키는 대로만 살지 않고자 하는 이들에게 바친다고 밝혔다.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역사소설 '마르크스의 귀환'에 관해 "마르크스의 혁명 사상 핵심에 가닿은 걸출한 소설"라고 평했으며 철학자 레이 브래시어는 "마르크스의 사상에 예기치 못한 통찰을 주는 영감 넘치는 탈선"이라고 했다.

◇마르크스의 귀환/ 제이슨 바커 지음/ 이지원 옮김/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 1만9000원.

a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