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기의 책보기] ‘중2 아들’ 이거 실화냐!

박형란의 ‘사춘기 아들의 마음을 여는 엄마 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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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대개 어느 한 가지 일을 10년 하면 "일 좀 한다"는 말을 듣는다. 20년 하면 ‘빠꾸미’(전문가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라 한다. 최소 30년은 넘어야 ‘거장, 마스터, 대가, 달인’ 이런 말을 쓴다.

‘사춘기 아들의 마음을 여는 엄마 코칭’을 쓴 박형란은 남자 고등학교 선생님인 아버지로 인해 어려서 남자 고등학교 관사에서 컸다. 22살에 중학교 국어 교사가 된 후 33년, 현재 서울 면목중학교에서 여전히 아이들과 부대끼고 있다. 사춘기에 접어든 ‘예측불허 변화무쌍 중학생’과 소통법에 대해 말할만하지 않은가.

더구나 ‘북한군도 무서워 못 내려온다는 중2’의 질풍노도를 알면서 대처하는 부모와 모르고 대처하는 부모의 결과는 천지차이가 된다. ‘전문가의 권위’는 이럴 때 써먹으라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아들 둘을 키운 엄마이기도 하다.

필자도 아들 하나, 딸 하나를 키웠다. 대개 아들을 키우는 부모는 딸 키우는 부모를 부러워한다. 그런데 그것도 다 나름이다. 딸 키우는 친구가 “딸이 중2병 부리면 답도 길도 없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아들, 딸 불문 중학생 자녀와 씨름 중이거나 곧 중학생이 될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미리미리 현명하게 대처하자는 매뉴얼이다. “거, 대충 한 두 대 쥐어박으며 키우면 되지 무슨 매뉴얼이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군인 같은 아버지’도 ‘친구 같은 아버지’도 아닌 ‘실패한 아버지’가 되기 십상이다.

이 책을 살피는 필자 역시 ‘실패한 아버지’로서 후회막급이다. 그러나 내 잘못은 아니다. 그때는 이런 책을 읽어야 하는 줄 몰랐고, 읽으라 권하는 사람도 없었다. ‘최보기의 책보기’ 독자들의 행운이다.

아들이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아버지인 나의 성에 차지 않아 했을 때 먼저 자식을 키웠던 선배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은 “기다려라. 때가 되면 돌아온다”였다. 저자 역시 ‘아들은 부모가 믿는 만큼 잘한다’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성장하도록 믿어주라. 참을 수 있는 한계점보다 3분만 더 참으라’고 한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들도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이 진리는 ‘자식바라기’ 부모의 교육법이 오히려 자식에게 해롭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깨달을 수 있다.

순전히 떠도는 말에 따르면 ‘강남 소재 고등학교와 서울대를 졸업한 학생을 대기업에서 안 반긴다’고 한다. 물론 사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런 속설의 근거는 ‘박제된 천재라 독창성과 돌파력이 딸리기 때문’이란다. ‘부모 밀착 지원, 수시 중심’의 현행 입시제도를 볼 때 수긍이 안 가는 것도 아니다.

그 맹점을 놓친 저자라면 ‘대가’가 아니다. 박형란 선생은 ‘사교육 일번지 대치동 키즈의 자발성 부족’을 톺아냈다. 저자는 2000년대 초 강남의 중학교로 발령 나 대치동에서 십 수년간 살았고, 아들 둘 역시 그곳에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대학교까지 다녔다. 사방팔방 전후좌우 ‘중학생 자녀와 부모의 올바른 소통과 지도편달을 위한 중학교 선생님이자 먼저 겪은 엄마의 생생한 육성’이 아닐 수 없는 이유다. 모두 350페이지면 이 분야에선 백과사전 급이다.

◇사춘기 아들의 마음을 여는 엄마 코칭/박형란 지음/미래문화사 펴냄/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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