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학상 김이정 작가 "역사의 폭력 그대로라 착잡"
제24회 대산문학상 수상작가 기자간담회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역사의 격랑 속에서 희생된 사회주의자가 주인공인 내 소설이 지금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고민했는데 불행히도 분단과 역사의 폭력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분단을 다룬 여러 작품이 이어져서 분단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일 서울 광화문 소재 교보문고 빌딩 2층의 한 식당에서 열린 제24회 대산문학상 수상작가 발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올해 대산문학상 소설부문을 수상한 김이정 소설가는 "역사의 폭력이 그대로라 착잡하다"며 이같이 최근의 어지러운 사회에 대한 우려도 밝혔다. 그의 수상작인 '유령의 시간'은 남북분단으로 인해 삶이 붕괴된 한 아버지의 일생을 다룬 소설이다.
대산문화재단에서 수여하는 대산문학상은 총상금 2억원, 부문별 상금 5000만원의 국내 최대규모 종합문학상이다. 올해는 시 부문에서 시집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을 낸 이장욱 시인, 소설 부문에선 김이정 소설가, 평론 부문에서는 평론집 '흔들리는 사이 언뜻 보이는 푸른 빛'을 펴낸 정홍수 평론가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번역 부문에서는 구병모 소설가의 청소년소설 '위저드 베이커리'를 스페인어로 공동번역한 정민정 번역가와 멕시코 출신 번역가인 이르마 시안자 힐 자녜스가 수상했다. 올해 수상자 중 김이정 작가와 정홍수 평론가는 20년 이상의 작가활동 중 처음으로 문학상을 수상한 것으로 두 작가는 "글써서 먹고살기 급급한 '생계형' 작가였는데 상을 받아 더욱 기쁘다"는 소감도 피력했다.
최근 성추문 등으로 문학의 가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작가와 독자들에게 보내는 말도나왔다. 정 평론가는 "'가난'이란 부족하고 빈 상태를 말하는데 이를 약간의 상상력과 성찰로 자신을 표현해나가는 것이 '문학'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요즘처럼 "문학에 대한 환멸이 커지는 때 '문학의 가난'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부문 수상자인 이장욱 시인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의 급진적 시운동인 '미래파'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심사위원들은 "붕괴되고 해체되면서 갖추게 되는 표현이 새롭고 한국 시의 언어적 확장과 젊은 시인들의 상상력에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이정 소설가의 작품에 대해서는 "국가와 사회의 역사가 어떻게 개인의 역사를 망가뜨렸는지를 보여주며 서둘러 달려온 한국 현대사가 흘린 남겨진 진실, 진정성 등을 수습하는 문학의 기능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평가했고 정홍수 평론가는 "개성적 문체로 작품을 침착하고 세밀하게 분석"한 점을 높이 샀다. 정민정과 이르마 시안자 힐 자녜스 번역가는 "구어체를 스페인어로 잘 소화해냈고 원작이 재미와 보편성을 갖추고 있는 데다 현지에서의 반응도 좋은 점"을 높이 사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함께 양화선 조각가의 소나무 청동 조각 상패가 수여된다. 또한 시, 소설 수상작은 2017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주요 외국어로 번역되어 해당 어권의 출판사를 통해 출판·소개된다.
희곡과 평론 부문은 격년제 심사를 시행함에 따라 올해는 평론 부문을 심사하여 수상작을 선정했다. 매년 어권을 달리하며 시상하는 번역 부문은 올해는 스페인어권의 작품들이 검토됐다. 시상식은 오는 30일 오후 6시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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