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출판사 대표 작가는요..." 장르문학 출판사 5곳이 선정했다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한반도가 지글지글 끓고 있다. 연일 섭씨 30도가 넘고 남부 일부 지역은 4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여름이다. 제대로 숨쉬기도 어려운 혹서의 여름, 차라리 집에 틀어박혀 등줄기를 서늘하게 하는 장르소설을 탐독하는 건 어떨까. 장르소설을 주로 출판하는 출판사들에게는 그 회사의 '얼굴'이라 할 만한 대표 작가들이 있다. 뉴스1이 추리소설, 공포소설 등 장르문학을 전문으로 출간하는 다섯 출판사에 그들이 '미는' 브랜드 작가들과 주목할 만한 작품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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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언 랜킨 (오픈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물인 '잭 리처 시리즈'를 내온 출판사 오픈하우스는 올해 장르소설 브랜드 '버티고'(VERTIGO)를 시작하면서 스코틀랜드 국민작가이자 유럽 범죄문학의 거성 이언 랜킨을 밀고 있다. ‘타탄 누아르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랜킨은 1986년 작가로 데뷔한 후 ‘에든버러 경찰 존 리버스 경위 시리즈’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터프하고 냉혹한 세상을 냉소적이고 하드보일드한 필치로 그려내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에서 팔려나가는 범죄소설 가운데 무려 10퍼센트가 랜킨의 작품들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그는 유럽에서 작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그의 작품 '매듭과 십자가'는 에든버러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소녀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로 '존 리버스 컬렉션'의 기념비적인 첫 작품이다. 주인공 존 리버스 경사는 경찰이 되기 전 특수부대에서 훈련받고 과정을 통과했지만 훈련 중 받은 정신적 고통때문에 군을 떠나고 경찰이 된다. 에든버러 소녀 연쇄살인 사건을 맡게 된 그에게 봉투에 담긴 매듭과 십자가, 범인으로부터의 기묘한 메시지가 배달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 번째 작품인 '숨바꼭질'도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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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티븐 킹(황금가지)

황금가지를 대표하는 작가는 전 세계 3억 부 이상 판매고를 올린 초베스트셀러 작가, '이야기의 제왕'이라는 별칭을 가진 스티븐 킹이다. 국내에선 '공포소설작가'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쇼생크 탈출', '스탠 바이 미', '그린마일', '돌로레스 클레이븐' 등 귀신이나 공포와는 거리가 먼 문학성 높은 작품도 많이 썼다. 수많은 작품이 영화화된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작가 스티븐 킹은 특유의 꼼꼼한 묘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아무리 뻔한 이야기라도 흡인력 넘치는 소설로 만들어낸다. 대중 작가로서 장르 관련된 문학상 외에도 '오 헨리 문학상'과 '전미 도서상'과 같은 문장가들에게 수여되는 상을 받을 만큼 문학성으로도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순문학 작품들, '샤이닝', '캐리', '미저리' 등 공포소설에 이어 킹은 '미스터 메르세데스'로 탐정 추리소설에도 도전했다. 처음 도전한 추리소설 장르임에도 이 작품은 최고의 추리 소설에 수여되는 '2015 에드거 상'을 수상했으며, 추리의 본고장 영국 추리 작가 협회의 최고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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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야베 미유키(북스피어)

북스피어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훔친 여자에 관한 영화인 '화차'의 원작소설을 쓴 미야베 미유키를 밀고 있다. 일본 월간지 '다빈치'가 매년 조사하는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순위에서 에쿠니 가오리와 요시모토 바나나 등을 물리치고 7년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미야베 미유키는 현대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여성 작가다. 스물일곱의 나이로 데뷔해 미스터리, SF, 판타지, 호러를 넘나들며 많은 소설을 썼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어느 하나 질적으로 떨어지는 작품이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나오키 상과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등 일본에서 받을 수 있는 상은 모조리 휩쓸었다.

미야베 미유키의 장기가 가장 잘 드러나는 장르는 범죄가 일어나게 된 사회적 동기를 추적해 가는 '사회파 미스터리'다. 이 가운데서도 미유키 작품 중 유일하게 탐정 캐릭터가 등장하는 '누군가', '이름 없는 독',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으로 이어지는 ‘행복한 탐정’ 시리즈가 주목할 만하다. 이들 작품에는 평범할뿐더러 이렇다 할 특징도 없는, 추리소설 역사에서 그 비슷한 부류도 찾아보기 힘든 묘한 매력의 탐정이 등장한다. 물론 탐정이 평범하다고 해서 소설까지 평범한 건 결코 아니고,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깝다 싶을 만큼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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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타노 쇼고(한스미디어)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 대표작가', '반전의 명수'로 불리는 우타노 쇼고는 1961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태어나 도쿄농공대학 농학부를 졸업한하고 1988년 시마다 소지의 추천으로 '긴 집의 살인'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그후 2004년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로 제5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과 제4회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받았다. 2010년 '밀실살인게임 2.0'으로 제10회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받아 사상 최초로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두 번 받는 영예를 안았다.

대표작으론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밀실살인게임', '늘 그대를 사랑했습니다' 등을 꼽을 수 있다.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나가는 동시에, 젊은 사람들이 잊고 지내기 쉬운 ‘어떤’ 사실을 깨닫게 하는 멋진 추리소설이다. 마지막 부분을 읽을 때에야 추리소설에 어울리지 않는 낭만적인 책 제목이 어떤 의미인지 비로소 알게 된다. 독자의 뒤통수를 이렇게도 칠 수 있구나 싶은, 독창적인 반전이 몹시 인상적인 작품이다. '밀실살인게임'은 “죽이고 싶은 인간이 있어서 죽인 게 아니라 써보고 싶은 트릭이 있어서 죽였지”라는 작중 화자의 말처럼, 순전히 지적 만족과 추리게임을 위해 살인을 하는 이야기 구조를 보여준다. '늘 그대를 사랑했습니다'는 반전의 명수 미스터리 작가가 연애소설을 쓰면 어떨지 보여주는 작품으로 재미있고, 기발하고, 오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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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시 맬러먼(검은숲)

검은숲은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 기반을 둔 록밴드 ‘하이 스트렁’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 작사자이기도 한 독특한 이력의 조시 맬러먼을 대표작가로 추천했다. 그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버드박스'는 보기만 해도 광기에 휩싸여 타인과 자신까지 죽이게 하는 미지의 생명체가 등장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괴생명체에 의해 멸망해 가는 와중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 특히 어머니가 될 여성의 필사의 분투를 그린 이 작품으로 무명의 작가이자 뮤지션인 조시 맬러먼은 단숨에 종말소설의 신예로 각인됐다.

'버드박스'는 2015년 미시간 노터블 북 어워드를 수상했고 제임스 허버트 상, 브램 스토커 상 데뷔소설 부문에 오르기도 했다. 인간의 불안을 쉴 새 없이 자극한다는 점에서 히치콕의 영화 '새'와 비견되며 호평받았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의 ‘메두사’에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돌로 변하게 하는 메두사와 같이, 미지의 ‘그것’을 본 모든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광기에 휩싸인 채 살육을 저지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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