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는 CEO가 직접 챙긴다"…통신3사 책임경영 강화(종합)
SKT·KT·LGU+ 공동선언…"개인정보 보호 최우선 경영가치"
SKT 5년간 7000억·KT 2.2조 투자…AI도 기획부터 보호 내재화
- 나연준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통신 3사가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 경영가치'로 선언했다.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가 개인정보 보호를 직접 챙기는 책임체계를 구축하고 사고 발생 이후 수습하는 방식에서 위험을 미리 차단하는 사전예방 중심으로 보호체계를 전환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 3사 CEO와 간담회를 열고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통신 3사는 이날 '국민이 신뢰하는 AI·디지털 사회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개인정보 보호를 기업의 최우선 경영가치로 삼기로 했다.
CEO·이사회 중심의 책임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개인정보 보호 투자와 전문인력을 확대한다.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운영 과정에도 개인정보 보호를 내재화하고 개인정보 보호 강화 기술(PET) 개발에 나선다.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로 국민들이 큰 불안을 겪었다"며 "사고가 나기 전에 위험을 미리 들여다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예방 중심의 개인정보 보호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 보호는 담당 부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CEO가 직접 챙기고 전사가 함께 책임지는 경영의 핵심 과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 3사 CEO들도 개인정보 보호 투자 확대와 사전예방 체계 강화를 약속했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는 "개인정보 사고는 발생한 이후 아무리 잘 대응하더라도 잃어버린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기 어렵다"며 "가장 좋은 개인정보 보호는 위험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향후 5년간 7000억 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를 추진한다. '프라이버시 퍼스트'를 전 임직원의 업무 원칙으로 삼고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운영까지 개인정보 보호를 업무 전 과정에 반영한다.
AI 서비스에도 사전예방 원칙을 적용한다. AI 기획부터 개발·출시·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개인정보와 AI 위험을 사전에 확인하고 관리하는 AI 거버넌스를 운영한다.
정 대표는 "개인정보 보호는 AI 혁신을 가로막는 장벽이 아니라 AI 산업이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신뢰의 인프라"라며 "정부는 기술 발전에 맞는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원칙을 만들고 기업은 이를 기술과 서비스 안에서 실질적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KT는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 경영 원칙으로 삼고 향후 5년간 보안과 보안의 기반이 되는 IT 현대화 등에 2조 2000억 원을 투자한다.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체계를 확립하고 대표이사와 이사회가 주요 위험과 투자 계획을 직접 점검한다.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 범위도 네트워크와 미디어 인프라까지 확대한다.
박윤영 KT 대표는 지난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국민과 정부에 심려를 끼쳐 KT 대표이사로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CEO와 경영진, CPO가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사전예방 체계를 강화한다. 개인정보 보호 투자와 전문 역량을 확대하고 서비스 전 과정에 개인정보 보호를 내재화한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AI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개인정보 보호는 기술적 과제를 넘어 기업의 책임경영 영역이 되고 있다"며 "사고 발생 이후 대응에 머무르지 않고 사전예방 중심의 보호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전문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개인정보위는 통신사의 내부통제 강화와 함께 대리점·판매점 등 유통망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했다.
지난 11일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CEO의 개인정보 보호 책임과 CPO의 역할이 강화된 만큼 자체 점검과 개인정보 취급자 교육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통신사-대리점-판매점으로 이어지는 유통망은 판매점의 개인정보 관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는 만큼 통신사가 전반적인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AI 산업 확대에 맞춘 개인정보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됐다.
2027년 3월 시행되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AI 특례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사전협의 체계를 마련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AI 개발 과정에서 공개정보·가명정보·정당한 이익 등 기존 개인정보 적법처리 근거를 보다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개인정보위는 AI 특례의 실효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업계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할 계획이다. AI 에이전트의 개인정보 처리 특성을 반영한 '에이전틱 인공지능 개인정보 처리 안내서'도 연내 마련한다.
송 위원장은 "통신 3사 대표의 공동선언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와 개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개인정보위도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예방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의 노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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