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전문가에서 '25년 애플맨 엔지니어'로…바뀌는 애플 리더십

존 터너스 애플 신임 CEO 취임…하드웨어 전문가
'폴더블 아이폰' 공개로 첫 행보…"애플 AI·하드웨어 혁신 시험대"

존 터너스 신임 애플 CEO(왼쪽)과 팀 쿡 전 CEO(애플 제공)/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애플의 리더십이 '공급망·재무 전문가'에서 '엔지니어'로 회귀한다. 그간 외연 확장에도 불구하고 폴더블 폰·인공지능(AI) 등 스마트폰 혁신에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애플이 이를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존 터너스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이 1일(현지시간) 애플의 새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했다. 지난 15년간 애플을 이끌어온 팀 쿡은 이날 공식 은퇴 후 이사회 의장으로서 애플의 대외 관계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애플 AI 애플 인텔리전스를 소개하는 팀 쿡 ⓒ AFP=뉴스1
생산 관리 전문가 팀 쿡…애플 급성장 시켰지만 혁신은 '약점'

애플은 이번 CEO 교체를 통해 많은 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년간 애플을 이끌어 온 팀 쿡은 생산·운영관리(OM) 전문가다. IBM과 컴팩 등에서 유통·조달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중 애플에 합류했다.

팀 쿡은 지난 15년간 애플의 복잡한 공급망과 부실한 재고 관리 문제 해결에 주력했다. 그 결과 팀 쿡은 폭스콘을 중심으로 한 애플의 글로벌 계약 생산 공급망을 완성하며 애플의 효율화를 이끌었다.

이같은 경영전문가 체제에서 지난 15년간 애플의 시가총액은 3500억 달러(약 480조 원)에서 4조 7000억 달러로 약 13배 급증했다. 연 매출도 같은 기간 1080억 달러에서 4160억 달러(2025년 기준)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애플의 서비스매출 분야도 팀 쿡이 만들어냈다. 애플 뮤직·애플TV·애플페이·애플 아케이드 등을 신설하며 지난 2011년 94억 달러였던 애플의 서비스매출은 지난해 기준 1090억 달러 규모로 13배 성장했다. 단순 기기 제조사였던 애플에서 구독 서비스라는 신규 시장을 창출해낸 셈이다.

다만 한계도 명확하다. 지난 15년 간 성공을 거둔 신규 제품군은 애플워치·에어팟 뿐이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애플의 주력 기기들의 '고도화'는 성공했으나, 기존 패러다임을 바꿀 만큼 새로운 혁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마트폰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AI 대응에서도 잘못된 선택으로 'AI 지각생'이라는 평가를 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애플 실리콘을 소개하는 존 터너스 ⓒ AFP=뉴스1
5년 간의 고심…팀 쿡, 자신과 반대되는 '엔지니어 애플맨' 차기 리더십으로

팀 쿡 역시 '팀 쿡 애플'의 약점을 장기간 고민한 끝에 차기 CEO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팀 쿡은 마지막 성명에서 존 터너스에 대해 "엔지니어의 두뇌와 혁신가의 정신, 그리고 정직과 명예를 바탕으로 이끌어갈 마음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터너스 신임 CEO는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다. 지난 2001년 애플 디자인팀으로 입사한 이후 25년 간 애플에 몸을 담아왔다. 애플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애플맨'이다

터너스 CEO는 지난 2021년부터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맡아 아이폰, 에어팟, 아이패드, 맥 등 주요 애플 기기의 개발과 설계 등을 맡아왔다.

애플에 오랜 기간 몸 담은 하드웨어 전문가인만큼, 현재 애플의 당면 과제로 꼽히는 기기 혁신과 AI와 하드웨어의 결합 등의 문제를 해결할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터너스 CEO의 첫 행보는 오는 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예정된 신제품 발표회가 될 걸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터너스 CEO는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할 걸로 예상되고 있다.

이어 9월 중 구글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한 AI 비서 '더 개인화된 시리', 카메라 탑재 에어팟, 코드명 N50 스마트 글라스 등 차세대 하드웨어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걸로 보인다.

외신들도 터너스 CEO 취임을 두고 애플이 하드웨어와 AI 혁신의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로이터는 "애플이 경쟁사들이 AI를 활용한 제품으로 애플의 시장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시점에 CEO를 교체했다"며 "터너스 CEO는 팀 쿡의 뒤를 이어 애플이 AI로 인한 업계 전반의 변화에 대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고 분석했다.

포춘지는 "터너스 CEO의 당면 과제는 혁신과 AI 분야에서 속도를 높이고 격차를 좁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