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공개된 애플 '시리'…고사양·지역 제한 곳곳 '암초'

아이폰 8.5억대에서 AI 에이전트 시리 사용불가
EU, DMA와 충돌…中 보안 심사도 거쳐야

애플이 새로운 AI 에이전트 시리를 공개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애플이 새로운 AI 에이전트 시리를 공개했다. 허위광고 논란까지 일었던 '개인화된 시리' 발표 후 약 2년 만이다. 다만 예상보다 높은 요구사양과 개인정보 문제로 빠른 보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애플에 따르면 이번 세계개발자대회(WWDC)2026에서 공개된 AI 에이전트 시리는 iOS27 운영체제에 탑재되며, 지난 2023년 출시된 아이폰15 프로 시리즈 및 2024년 출시된 아이폰16 이후 출시 모델에서만 동작한다.

이번에 공개된 AI 에이전트 시리는 메시지, 이메일, 사진 등 시스템 전반의 앱을 넘나들며 이용자의 개인적인 맥락을 이해하며 동작한다. 캘린더에 기록했던 과거 일정을 바탕으로 메시지 내용을 추천하는 등의 방식으로 작동할 예정이다. 사용자의 화면도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앞서 애플은 해당 기능을 지난 WWDC2024에서 티저 영상을 통해 처음 공개했으나, AI 개발이 지연되며 허위광고 혐의로 미국·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소송에 휘말린 바 있다. 결국 애플은 구글과 손잡고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 시리를 선보이게 됐다.

애플이 오는 6월 8일 연례 세계개발자회의 'WWDC26'을 개최한다. 2026.05.19 ⓒ 뉴스1 (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진화한 시리, 고사양 요구에…아이폰 34%는 실행도 못해

다만 이번 AI 에이전트 시리는 요구사양이 문제가 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에서 사용되고 있는 아이폰 중 약 8억 5000만 대에서 AI 에이전트 시리를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애플이 공개한 전 세계 아이폰 활성 기기(Active device)가 25억 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34%에 달하는 숫자다.

최저 요구사양을 만족하더라도, 온디바이스로 작동하는 새로운 시리의 고급 AI 기능을 이용할 수 없는 기기는 이보다도 많은 13억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시리의 고급 기능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최소 12GB 램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아이폰 중 12GB 램을 탑재한 제품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7 시리즈 중에서도 고급 기종인 에어·프로 모델들뿐이다.

결국 지난해 최신 아이폰을 구매했더라도, 일반 모델을 구매한 이용자는 새로운 AI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한 시민이 이날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17'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5.9.19 ⓒ 뉴스1 김진환 기자
EU·中 개인정보·AI 규제로 초기 출시 실패…주가도 '울상'

또 개인정보 문제로 일부 국가에서 AI 에이전트 시리의 출시가 밀리는 것도 애플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AI 에이전트 시리가 맥락을 파악하는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앱에 포함된 사용자의 개인정보 및 데이터에 접근해야 한다. 이 지점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과 충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EU 맞춤형 개인정보 보호 설루션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국 역시 AI 서비스 출시 전 규제 당국에 알고리즘 등록 및 보안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애플은 EU와 중국에서는 iOS27에서 AI 에이전트 시리 기능을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 상태다.

이에 대해 야후 파이낸스는 "애플 주가는 WWDC2026 발표 이후 4% 하락했다"며 "개선된 AI에도 불구하고 초기 EU와 중국에서 이 기능이 제외되는데, 두 지역은 지난 12개월 간 아이폰 출하량의 35%를 차지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