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호황이 갤럭시 발목 잡았다"…삼성 모바일 1Q 부진

1분기 모바일 부문 영업익 2.8조…전년比 34.88% 감소
역대급 실적 이끈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역설

'갤럭시 S26 시리즈'가 공식 출시된 11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 매장에 갤럭시 S26(왼쪽부터), 갤럭시 S26 플러스, 갤럭시 S26 울트라가 진열돼 있다. 2026.3.11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했지만, 모바일 부문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역대급 실적을 이끈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역설적으로 '갤럭시'의 발목을 잡았다.

30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 9000억 원, 영업이익 57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9.16%, 756% 증가한 수치로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역대급 실적을 이끌었다.

반면 모바일 부문은 사정이 다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네트워크를 합친 MX/NW 사업 부문에서 매출 38조 1000억 원, 영업이익 2조 800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4.88% 감소했다.

‘칩플레이션’(메모리+인플레이션)에 따라 부품 비용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격 상승 압력 속에 모바일 시장이 침체된 탓이다.

칩플레이션 현상은 메모리 반도체 공급 구조 변화에서 비롯됐다. AI 서버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제품 생산에 집중했고, 상대적으로 소비자용 메모리 공급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1분기와 정반대다. 당시 반도체 등 주요 사업부가 부진한 가운데, '갤럭시S25'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MX(모바일 경험) 부문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바 있다. 이번 실적 하락 폭이 큰 것은 전년 실적의 기저효과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칩플레이션의 여파로 '갤럭시S26'의 출고가를 전작 대비 적게는 9만 9000원부터 많게는 29만 5900원까지 올렸다. 최고 사양을 갖춘 울트라 16GB 메모리·1TB 저장 공간 모델은 254만 5400원이다.

이와 관련해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사장)은 갤럭시 언팩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환율 및 부품 비용 동반 상승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이 필요하게 됐다. 그럼에도 국내 가격은 글로벌 주요 시장 대비 가장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최대한 유지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모바일 부문 실적을 놓고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로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증가했으며, 원가 부담 가중에도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리소스 효율화를 통해 이익 감소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2분기에는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로 전 분기 대비 매출 하락이 전망되나 플래그십 중심 판매 확대와 신규 갤럭시A 시리즈 출시를 통해 전년 대비 매출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폴더블 제품 고도화와 플래그십 판매 확대로 영업이익 하락 폭을 최대한 방어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원가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용 효율화를 추진해 수익성 하락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