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체 삼성을 소비자가 사랑하는 브랜드로"…포브스가 인정한 이영희 사장
피처폰→스마트폰 전환 시기 '애니콜→'갤럭시' 브랜드 안착에 기여
'갤노트7' 발화 사태 소방수 역할…'팬덤' 중심 마케팅으로 극복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갤럭시' 브랜드를 일군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이 5일 삼성전자 첫 여성 사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영희 사장은 '갤럭시'를 지금의 글로벌 스마트폰 브랜드로 자리 잡게 한 개국공신이자 소방수로 평가받는다. 1964년생 연세대 영문학과 출신인 이 사장은 유니레버, 로레알 출신 마케팅 전문가로 2007년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삼성전자에 발을 들였다.
당시 삼성전자 무선사업무 전략마케팅 마케팅그룹장이었던 이 사장의 임무는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흐름이 넘어가는 시기에 애니콜을 대체할 브랜드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일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시 삼성전자 마케팅력이 약하다는 내부 평가가 있어서 마케팅을 잘하는 유사 업체 중 로레알로부터 이영희 사장을 모셔왔다"며 "애니콜 끝자락에서 모바일 브랜딩을 일궈나갔고, 마케팅을 통해 갤럭시 인지도를 높인 걸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 사장은 2010년 애니콜을 대체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가 글로벌 시장에 각인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노키아나 LG전자 등 피처폰 강자들이 스마트폰 시대에 대응을 못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2010년 '갤럭시S' 시리즈를 바탕으로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 자리 잡았다. 이 가운데 이 사장은 글로벌 마케팅을 통해 갤럭시 브랜드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했다.
갤럭시S 출시 이후 2010년 7월 이영희 사장은 당시 전무로 승진했고, 2012년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마케팅팀장직을 맡으면서 삼성전자 두 번째 여성 부사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갤럭시 시리즈가 지속해서 성과를 내자 통상 3년인 승진 연한을 앞당겨 부사장으로 승진한 셈이다.
2013년에는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 2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포브스는 "전자 기술 전문 업체로 인식돼 온 삼성전자를 소비자가 사랑하는 브랜드로 바꿔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에는 '칸 라이언즈' 국제 광고제에서 역대 최다인 총 29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기서 이 사장은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올해의 크리에이티브 마케터'로 선정됐다.
특히 이 사장은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로 위기를 맞은 갤럭시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기여했다. 당시 이 사장은 '팬덤'을 강조한 마케팅을 통해 신뢰도 회복에 나섰다.
단종된 갤럭시노트7은 2017년 '갤럭시노트FE'로 재탄생해 팬을 위한 제품(팬 에디션)으로 재각인됐다. 또 '갤럭시노트8' 출시 행사에서 노트7 사태를 감추기보단 "노트 시리즈를 사랑해주었던 팬들을 실망시켜 죄송하다"는 사과로 시작해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주효했다.
이 사장은 2018년 삼성전자 뉴스룸 기고글을 통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리더로서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브랜드로 거듭나 고객에게 꿈을 주고,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2017년 5월부터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을 맡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가전 등 삼성전자 제품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는 위치에 올랐다.
올해 9월에는 삼성전자가 외계인을 납치해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다는 유머에 착안해 외계인 캐릭터인 '지누스마스'를 버추얼 아바타로 공개하며 친근한 기업 이미지 조성에 나섰다.
이날 삼성전자는 이 사장의 승진을 놓고 "로레알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로 2007년 삼성전자에 입사 후 갤럭시 마케팅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하는 성과를 거두며 고객 가치·경험 중심 회사로의 성장을 선도해 왔다"며 "사장 승진 후 고객 중심의 마케팅 혁신 등의 역량 발휘와 함께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사장으로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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