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發 1000억' 아이폰 AS비용 1년간 10% 할인…'갑질' 개선될까

애플, 1000억 규모 상생지원안 제시…"중기·교육 지원"
확정되면 아이폰 사용자 위해 보험상품·수리비 10% 할인도

애플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에 1000억원대의 상생지원방안을 제시하면서 재원 사용방안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이창규 기자 =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 애플코리아(애플)이 공정거래위원회에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방안을 제시하면서 재원 사용방안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는 24일 이동통신3사를 상대로 광고·수리비를 떠넘긴 혐의를 받아온 애플이 광고기금 협의 절차를 공정하게 개선하고, 소비자와 중소사업자 상생을 위해 1000억원의 상생지원방안을 내놓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잠정 동의의결안(자진시정안)을 공개했다.

이날 공정위가 공개한 애플의 잠정 동의의결안에는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한 거래질서 개선 시정방안 외에도 사용자 후생증진과 중소 사업자 상생지원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안이 포함됐다.

이번 애플의 상생지원안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제조업 R&D 지원센터 설립(400억) △디벨로퍼(Developer) 아카데미를 통한 미래 인재 양성 △공교육 분야 디지털 교육 지원(100억 원)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한 유상수리 비용 및 애플케어플러스(AppleCare+) 할인 (250억 원) 등이 핵심이다.

애플의 사용자 후생증진과 중소 사업자 상생지원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안 (공정위 제공) ⓒ 뉴스1

◇애플, 국내에 R&D센터·개발자 아카데미 연다…"3년간 650억원 투자"

애플 측은 국내 중소기업과 교육 분야를 위해 3년간 7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먼저 400억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해 국내 제조분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제조업 R&D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운영한다. 해당 시설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스마트 공정과 관련된 최신 장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애플 측 인력도 직접 참여해 이에 대해 교육·협업을 진행한다.

또 250억원을 투자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정보통신기술(ICT) 인재 양성을 위한 '디벨로퍼(Developer) 아카데미'도 연다. 애플은 이곳에서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 개발 △비즈니스 △마케팅 △디자인 △UI·UX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사업체들과의 네트워킹도 지원할 예정이다.

애플 측은 디벨로퍼 아카데미에서 연간 약 200여명의 교육생을 선발해 9개월 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대학 및 스타트업 기업과도 협업하기로 했다.

공정위 측은 "제조업 R&D 지원센터와 디벨로퍼 아카데미는 애플 측에서 3년간의 이행기간 종료 후에도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애플은 공교육 분야의 디지털 교육 지원을 위해 100억원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혁신학교와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초∙중등학교 및 학생들에게 디지털 기기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도서관 등 공공시설을 위해 창의적 디지털 콘텐츠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이폰11 국내 정식 출시일인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고객들이 아이폰11을 살펴보고 있다. 2019.10.2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250억원은 애플 소비자 위해 쓴다…수리비 이통사에 떠넘긴 조항 '삭제'

상생지원금 1000억원 중 250억원은 애플 소비자를 위해 사용된다.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유상수리 비용과 애플케어+ 가격을 10% 할인할 예정이다. 이미 애플케어·애플케어+를 구입한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10%를 환급한다.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이같은 혜택은 출연금액인 250억원이 소진되는 시점까지 제공될 예정이다. 1년내 출연금액 전액 소진시 종료되고 1년 후에도 미사용 기금이 있는 경우 연장해 실시된다.

당초 '갑질' 논란을 일으킨 이통사 광고기금, 보증수리촉진비 부과 등에 대한 시정안도 마련됐다. 광고기금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통사가 애플의 광고비를 부담하는 관행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이번 애플의 시정안에 따라 광고기금을 공동의 이익 추구와 파트너십을 위한 것임을 명확히 하고 일부 제품은 광고기금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광고비용의 적용범위도 조정하고 미집행 광고기금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처리방식을 규정하기로 했다. 시정전에는 애플이 일방적으로 광고비를 이통사에 떠안겼다면 앞으로는 '상호 협의'가 가능해진 정도의 자율권이 이통사에 주어졌다는 게 핵심이다.

그간 애플이 아이폰 판매를 위해 이통사에 요구했던 '최소보조금' 문제도 쌍방이 조정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지금까지는 애플이 최소보조금을 이통사에 강제했다면 앞으로는 2014년 도입된 단통법에서 정하는 25% 요금할인에 따른 이통사의 비용부담을 고려해 조정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또 이통사가 최소 보조금 조항을 집행하지 않았을 때 적립하는 사업발전기금(BDF) 조항은 삭제했다.

이에대해 업계에서는 애플의 시장지위를 감안할 때 시정안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업계에서 충성 고객층을 보유하고 대체재가 없는 애플은 어쨌건 '갑'일 수밖에 없다"며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반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상 수리 촉진서비스 관련 비용을 이통사가 부담하도록 하는 조항과 애플에게 주어진 일방적 계약해지권 조항은 삭제됐다. 또 현행 특허권 라이선스 조항 대신 계약기간 동안 특허 분쟁을 방지하면서도 이통사와 애플의 권리를 모두 보장할 수 있는 방식을 찾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애플의 이통사에 대한 부당한 경영간섭이 애초 조사에 착수한 계기였다"며 "법의 테두리내에서 이 부분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송상민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애플와 협의를 거쳐 거래상 지위남용 관련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했으며, 오는 25일부터 40일간 이해관계인 의견을 수렴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2020.8.2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애플의 1000억원 상생지원 방안, 공정위가 이행 점검

이같은 애플의 상생지원방안이 확정될 경우, 이에 대한 이행 점검은 공정위 측이 맡게 된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상생지원 방안 같은 경우는 금액에 대한 효과를 측정하려면 회계적인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애플코리아의 비용으로 공정위가 회계 법인을 선정하고, 회계법인이 이행 방안에 일단 1차적으로 점검을 하고 공정위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행 점검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애플의 잠정 동의의결안은 오는 10월3일까지 40일간 이해관계인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 행정부처의 의견수렴을 거칠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를 종합해 심의·의결한 뒤 최종안을 확정한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