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파업 카카오, 결국 29일 추가파업 예고…본사 포함 5개 법인(종합)

카카오 등 법인 5곳 10일 오전 10시~오후 3시 파업 단행
노조, 29일엔 5개법인 '전일 파업'…노조원 단체로 '하루 연차' 방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일대에서 사측의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등 보상 체계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카카오 노조의 파업은 2006년 카카오 전신인 아이위랩 설립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2026.6.10 ⓒ 뉴스1 김민지 기자

(성남=뉴스1) 신은빈 기자 = 카카오(035720)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거리행진 등 투쟁 수위도 높였다. 사측과의 협상은 이날 부분파업 시점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노조는 오는 29일 '로그오프 데이'란 이름으로 그룹 법인 5곳 조합원 전체가 참여하는 총파업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카카오 노조는 성과급 등 보상체계와 함께 불공정한 성과 배분과 계열사 매각에 따른 고용불안을 노사 갈등의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부분파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이날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등 주요 플랫폼 서비스에는 차질이 생기지 않았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일대에서 사측의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등 보상 체계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행진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의 파업은 2006년 카카오 전신인 아이위랩 설립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2026.6.10 ⓒ 뉴스1 김민지 기자
29일 추가 파업…법인 5곳 하루 연차 투쟁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총 4시간 파업이다.

이번 파업에는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계열사 4곳도 공동 참여했다. 이들 법인 5곳은 임금협약 교섭이 결렬된 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조정이 중지되며 쟁의권을 확보했고, 파업 찬반투표를 찬성으로 가결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이날 "카카오 그룹에서는 경영진이 성과를 독점하면서 실패는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6월 29일 '로그오프 데이'를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로그오프 데이는 전 직원이 업무를 위해 접속한 여러 업무 툴에서 로그오프나 로그아웃해서 업무를 하지 않는 방식의 파업을 뜻한다. 로그오프 데이에는 이번 파업에 참여한 법인 5곳이 똑같이 참여한다.

박성의 카카오지회 부지회장은 "흔히 말하는 하루짜리 연차 투쟁"이라며 "말 그대로 (법인 5곳 조합원) 전부 다 업무를 안 하는 것이고, 업무를 안 하면 출근할 일이 없기 때문에 (집회 등) 모여서 행동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행법률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협상 상황에 따라 총파업을 진행할 수 있다. 총파업이 진행되면 사측은 파업 참여 노조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로그오프 데이'라는 방식의 '연차 파업'을 진행하게 되면 임금을 그대로 보전받을 수 있다. 아울러 단체 연차를 사용함으로써 업무 중단이라는 파업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노조는 29일 로그오프 데이에 돌입하더라도 카카오톡 등 플랫폼 서비스 차질 우려는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지회장은 "업무 툴에서 로그오프되면 서비스 장애 발생 시 대응이 늦어질 수 있는 부분은 예측되지만, 대규모 장애는 예상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이같은 로그오프가 이어지면)앞으로 회사의 여러 개발 일정에는 좀 더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노조 추산 카카오 본사에서 파업에 돌입한 조합원은 1000명을 넘겼다.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차원에서는 1500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일대에서 사측의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등 보상 체계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행진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의 파업은 2006년 카카오 전신인 아이위랩 설립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2026.6.10 ⓒ 뉴스1 김민지 기자
카카오 노조 쟁의에 네이버·엔씨 등 판교 IT업계도 연대

노조는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유스페이스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하고 결의대회를 열었다.

행진에는 네이버·엔씨·네오플 등 화섬식품노조 산하 IT위원회 노조가 연대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노조와 경찰 모두 약 800명이 행진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카카오 노조는 '단결투쟁'이란 문구가 적힌 검은 티셔츠를 맞춰 입은 채 '고용안정 쟁취! 무책임한 경영진 퇴진!', '카카오 파업 승리로 공동교섭 쟁취하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행진 도중 노조는 엑스엘게임즈, 엔씨, 네오위즈, SOOP, NHN 등 판교 일대 IT 기업 사옥 앞을 지났다. 풍물패를 동원한 행진에 각 사옥 앞에는 직원과 시민들이 몰리기도 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일대에서 사측의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등 보상 체계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행진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의 파업은 2006년 카카오 전신인 아이위랩 설립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2026.6.10 ⓒ 뉴스1 김민지 기자
노조, 보상체계·고용불안 지적…카카오 "지속 협의 예정"

카카오 노사가 갈등을 빚은 주요 원인으로는 성과급 등 보상체계가 꼽힌다. 노사는 파업 공식화 후 시행 전까지도 물밑 협상을 한 차례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현재 예정된 사측과의 추가 교섭도 없다고 전했다.

노조는 500만 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별도 기준 카카오 영업이익의 13~15%에 달하는 성과급과 따로 지급하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사측은 노조의 요구안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노조는 보상체계 외에도 경영진의 공정한 성과 배분, 계열사 매각이나 서비스 종료에 따른 고용안정 보장 등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꼽았다. 지난해 카카오톡 개편을 주도했던 홍민택 전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의 퇴사를 두고는 경영진이 리스크를 일으킨 뒤 구성원에게 이를 전가하고 무책임하게 떠났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무책임한 구조조정에 맞서 단결과 연대로 나아갈 것이며, 고용불안에 맞서 흔들리지 않고 산업 대전환의 주역이 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파업으로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카카오맵 등 주요 플랫폼 서비스 운영에는 차질이 생기지 않았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카오는 비상 대응 체계를 논의했고, 정신아 카카오 대표 역시 파업 관련 회의에서 서비스 장애 예방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안정적 서비스 운영과 고객 영향 최소화를 위해 실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음. 조속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조와 대화하며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be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