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안했는데"…카카오, 막판 교섭 결렬에 오늘 첫 파업

1일 파업 공식화 후 본사 추가 교섭…성과급 두고 합의점 못 찾아
노조 "추후 교섭 따라 파업수위 달리"…정부 비상대응체계 구축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임금교섭 결렬의 책임을 경영진에 묻겠다며 대규모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2026.5.20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카카오(035720) 노동조합이 10일 창사 첫 파업에 돌입한다. 노사는 파업을 공식화한 후 한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성과급 등 보상 체계를 둘러싼 이견은 끝내 좁히지 못했다.

카카오는 제조기업과 달리 생산 라인이 없어 파업으로 당장 서비스 차질이 생길 우려는 낮다. 다만 정부는 파업 돌입 전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 운영을 점검하며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10일 오전 10시~오후 3시 파업…판교역 광장 집회도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부분파업에 나선다.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한 근무시간 기준 4시간이다. 이번 파업은 카카오 본사의 사상 첫 파업이다.

앞서 카카오 노조는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등 보상 체계를 두고 사측과 교섭을 이어왔지만 5월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진행한 2차 조정마저 중지되며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후 1일에는 10일 파업에 돌입한다고 알렸다.

파업 일정을 공식화한 이후 카카오 본사 노사는 한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은 찾지 못했다. 노사는 이번 교섭에서도 앞선 임금협약 교섭 결렬의 주된 요인이었던 성과급 등 보상 체계를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노조는 500만 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과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대신 1년 근속한 직원에게 RSU를 지급해왔는데, 노조는 이를 성과급과 구분해 지급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성과급 규모는 지난해 별도 기준 카카오 영업이익의 13~15%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면 회사는 RSU를 포함한 성과 보상 재원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에 따르면 이 금액은 영업이익 기준 10.5% 수준이다.

이번 파업에는 카카오페이(377300)·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카카오와 함께 임금협약 교섭이 결렬돼 쟁의권을 얻은 계열사 4곳이 동참한다.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광장에서 집회도 함께 연다. 앞서 노조는 화섬식품노조 주최로 판교역 일대에서 유스페이스까지 진행하는 1200명 규모의 집회를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

2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카카오 노사 2차 조정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 뒤로 사측 관계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열린 2차 조정회의 결과에 따라 카카오를 포함한 법인 5곳이 모두 파업을 선언할 경우, 각 법인의 사상 첫 파업과 동시에 창사 이래 첫 공동 파업이 된다. 2026.5.27 ⓒ 뉴스1 김영운 기자
막판 교섭도 흐지부지…노조, 압박 수위 연일 높여와

카카오 노조는 파업 일자 확정 후 돌입 전 9일 동안 이번 파업에 동참하는 법인의 경영진을 겨냥한 입장문을 연일 내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앞서 1일 노조는 "카카오지회의 핵심 요구는 지속적인 경영 실패로 인한 매각, 분사, 구조조정을 멈추고 고용 안정을 확보하는 것과,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고용불안을 야기하고도 압도적인 보상을 독점하는 경영진 중심의 보상체계 개선"이라며 10일 파업을 공식화했다.

다음날에는 홍민택 카카오 전 최고제품책임자(CPO)의 퇴사가 '회피형 퇴장'이라며 카카오 경영진이 책임을 회피한다고 지적하는 입장문을 냈다. 지난해 국민적 반발을 산 카카오톡 대개편을 주도했던 홍 전 CPO는 5월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어 4일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5일은 카카오페이 경영진에 임금협약 교섭 결렬 책임을 묻고 공동 파업투쟁 돌입을 다시 예고했다.

노조는 우선 부분파업을 진행한 후 추후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 수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톡처럼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서비스의 차질 등 전면 파업의 파장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편 카카오는 노사 2차 조정 중지 후 5월 29일 입장문을 통해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 보상안 규모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크루(임직원) 성과 보상은 미래 투자 여력과 주주가치 제고를 함께 고려하고, 지속 가능한 수준에서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고용 안정 보장 등을 촉구하고 있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임금교섭 결렬의 책임을 경영진에 묻겠다며 대규모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2026.5.20 ⓒ 뉴스1 박지혜 기자
"카톡 먹통 대비"…정부 비상대응체계 구축

카카오 노조의 파업 예고에 정부는 주요 서비스 안정성을 점검하는 등 비상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 특성상 파업으로 당장 서비스가 멈출 우려는 극히 작지만, 갑작스러운 장애나 보안 사고 발생 시 대처할 인력이 부족할 경우에 대비한 조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카카오와 점검회의를 열고 서비스 연속성과 안정성 확보 방안을 점검했다. 양측은 카카오톡과 카카오맵 등 주요 디지털 서비스의 운영 방안을 논의하고, 장애 발생 시 신속한 상황 공유와 대응이 이뤄지도록 협력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당사는 수많은 이용자의 일상을 연결하고 소상공인과 파트너의 사업을 지원하는 플랫폼 기업"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이용자 불편이 없도록 서비스 안정성을 지키는 일은 중요한 책임이며, 필요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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