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1.0에서 웹 3.0의 시대로…지금 우리는 어디에[손엄지의 IT살롱]

웹 1.0은 단방향·웹 2.0은 양방향 소통…웹 3.0은 '탈중앙화'
"플랫폼 중심서 벗어나 '개인'이 권력을 가지는 세상"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디지털 아트 전시 'To The Future' 2023.7.3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웹 3.0 시대.'

아직 웹 3.0은 정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다. 실제 일론 머스크 등 일부 경영자들은 "웹 3.0은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고 비관하기도 한다. 그런데 왜 우리는 웹 3.0 시대를 기다리는가.

웹 1.0 시대를 돌아보자. 우리가 처음으로 주소창에 'www'를 치고 야후, 네이버(035420), 다음을 썼던 그 시기가 바로 웹 1.0이다. 이때는 생산자가 만들어 낸 콘텐츠를 읽는 것만 가능했던 '단방향' 구조였다.

검색을 하고, 검색된 뉴스나 게시글을 읽는 게 전부였다. 그러니 모뎀 정도의 속도면 큰 불편함이 없었다.

ⓒ News1 DB

2000년대에 들어서며 웹 2.0 시대가 열렸다. 국내에는 싸이월드, 해외에는 페이스북이 등장한 시기다.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 시대였다.

당시엔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라는 의미인 'UCC'(user created contents)라는 단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때부터 웹 공간에서 우리는 소비자이면서 생산자이고 유통도 하는 적극적 참여자가 됐다.

웹 1.0 시대에 검색으로 성장한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몸집 키우기에 힘을 쏟았다. 네이버, 카카오(035720)도 단순 '검색 서비스업체'를 너머 새로운 시장 개척에 주력했다. 웹 2.0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야후의 전성시대는 저물었다.

그런데 웹 2.0 시대는 큰 문제가 있다. 개인의 정보를 플랫폼 기업이 독식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많은 광고 전화와 피싱 문자에 시달리게 된 것도 플랫폼 기업이 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탓이 크다.

물론 플랫폼 기업은 질 좋은 환경을 제공했고, 이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공유경제를 만들었다.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준 측면도 있으나 모든 데이터와 소유권을 플랫폼 기업이 가지는 웹 2.0 시대에 문제의식 또한 발현됐다.

예컨대 우리는 게임을 하면서 실제 현금을 주고 게임 아이템을 산다. 그 아이템은 사실 우리의 자산이라고 할 수 없다. 게임 회사는 돈을 받고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줬을 뿐이다. 게임이 사라지면 내 아이템도 함께 없어진다. 사용자는 자산을 스스로 지킬 수 없다.

또 유튜브 뮤직에서 음악을 듣다가 멜론으로 갔을 때 '감상 기록'은 옮겨지지 않는다. 정성스럽게 꾸민 플레이리스트는 오롯이 나의 것이 아니라 유튜브 뮤직의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웹 3.0 등장에 반색한다. 웹 3.0의 가장 큰 특징은 콘텐츠 소유가 '개인'에게 있고, 자산의 가치도 개인에게 귀속된다는 것이다.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쇼 호스트들이 '그립(Grip)'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제주산 만감류와 레몬 등을 판매하고 있다. 2022.3.1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돈을 벌고, 라이브커머스로 물건을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는 지금의 환경을 웹 2.5 정도로 보고 있다.

웹 3.0 핵심은 탈중앙화와 정보의 개인 소유에 있다. 웹 2.0은 플랫폼이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한다면, 웹 3.0은 블록체인 기술로 분산 저장한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가 데이터를 나눠 가지는 환경이다. 이에 위·변조가 어렵다. 안정적인 시스템이라는 의미다.

웹 3.0은 중앙집권적 시스템에서 벗어나려 한다. 플랫폼 기업만이 가진 권한을 개인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바라는 것이다. 어쩌면 거대 플랫폼에 맞설 용기를 갖게 되는 시대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아직 웹 3.0을 정의하는 건 추상적이고, 혼란스럽다. 웹 3.0이 혁신적인 기술일지, 허상일지는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고 웹 2.0 시대를 맞이했듯 언제 불현듯 웹 3.0 시대가 시작될지 모를 일이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