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주고 자사주 소각하겠다" 주주 달래기 나선 IT업계…왜?
카카오·엔씨소프트·NHN 등 '성장주' 주주환원책 발표
"시장과의 소통로 무너진 신뢰 회복 의지"
- 정은지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카카오,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IT기업들이 잇따라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수혜가 부각된 '성장주' 분류되며 주가 급등세를 시현했으나 개별 기업별로 당국의 규제, 기대했던 신작의 부진 등에 따른 성장 정체로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개인 주주를 포함한 주주를 대상으로 한 주주 친화 정책을 제시하는 등의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드러내며 무너진 시장의 신뢰 회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는 주주 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성과 공유'라는 신호를 발신해 사기 진작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첫 중장기 주주환원책 제시한 카카오…남궁훈 "목표주가 15만원"
IT업계에서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과 책임 경영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곳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카카오T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이어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도로 '먹튀' 논란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국민주'에서 '국민 배신주'로 전락했다.
한 때 17만3000원까지 올랐던 카카오 주가는 1월 말 한 때 고점 대비 절반에도 못미치는 8만2200원까지 빠졌다. 성장주가 부진한 탓도 있었지만 카카오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추락한 영향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구원투수로 나선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는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 일체를 보류하며, 법정 최저 임금만 받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목표주가'를 제시함으로써 의지와 목표의식을 설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됐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는 첫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향후 3년간 카카오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15%에서 30%를 재원으로 이 중 5%를 현금배당, 10%에서 25%를 자사주 매입과 소각하는 한편, 회사 성장에 따라 추가 배당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에는 3000억원 규모로 자사주 소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IT업계 확산되는 주주환원책…"뿔난 주주 달래기"
클라우드 사업부를 물적분할하겠다고 밝힌 NHN은 최근 열린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부터 2024년까지 3년 간 직전 사업연도 별도 재무제표 기준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의 30%를 최소 재원으로 해 주주환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NHN 주가는 지난해 11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5만2000원선에서 거래가 됐으나, 클라우드 사업을 떼어내는 물적 분할을 결정이 나온 이후 하락세를 타며 3만2000원대까지 밀렸었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엔씨소프트도 올해부터 2024년까지 매년 연결 당기순이익의 30%를 현금으로 배당하는 내용이 담긴 3개년 배당정책을 내놨다. 한 때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 반열에 올랐던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8월 블레이드앤소울2 흥행 부진에 주가가 급락했다. 현재 주가는 50만원 아래까지도 밀린 상황이다.
'초대어'급으로 평가받았지만 예상을 크게 밑도는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크래프톤 주주환원책을 고민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는 "크래프톤이 겪고 있는 주가 부진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주분들에게 직접적인 주주 환원책을 지속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성장주 이례적 배당확대…"시장과 소통해 신뢰 회복"
인터넷, 게임 등과 같은 성장주들이 이례적으로 배당을 강화하는 등의 주주 환원책을 내놓고 있는 것은 시장과의 소통 강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또한 책임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주주가치 보호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도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폭락장 이후 개인투자자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투자자들의 발언권이 확대된 가운데 잠재적 소비자일수도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더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월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적절한 주주환원책 제시가 불가피 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뿐만 아니라 주주가치 보호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함으로서 직원들과 성과를 공유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경우, 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행사 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낮기 때문에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주가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며 크래프톤 역시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직원들의 손실 확대를 막기 위해서라도 주가 상승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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