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하천 함께 달아올랐다…'복합폭염' 40년 새 3배

하천 폭염 빈도·지속기간, 대기 폭염보다 빠르게 늘어
밤 최저기온이 중요…세기말엔 두 폭염 거의 함께 발생

연일 극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마포대교 아래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5.7.29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무더위가 공기뿐 아니라 강물까지 달구고 있다. 한 지역에서 대기 폭염과 하천 폭염이 겹치는 '복합폭염'이 지난 40년 동안 약 3배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낮 최고기온보다 밤에 얼마나 기온이 떨어지는지가 중요했다. 최저기온이 높으면 밤사이 강물이 충분히 식지 못해 열이 쌓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과학계에 따르면 중국 허하이대를 비롯해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영국 뱅거대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미국과 중부유럽의 796개 하천 유역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3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진은 1981~2019년 하천 관측자료와 딥러닝 모델 등을 활용했다.

'하천 폭염'은 강물의 온도가 평소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가 여러 날 이어지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같은 유역에서 하천 폭염이 시작되기 5일 전부터 끝날 때까지 대기 폭염이 나타난 경우를 '대기-하천 복합폭염'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복합폭염은 1980년대 연평균 0.76회에서 최근 약 2.3회로 늘었다. 10년마다 평균 0.40회씩 증가해 40년 사이 사실상 3배가 됐다. 2011~2019년에는 조사 대상 유역의 48.4%에서 연간 3차례 이상 발생했다.

지난 8월 독일에서 촬영된 라인강. 기록적인 폭염으로 하천 물줄기가 매말라 있는 모습. ⓒ 로이터=뉴스1
공기보다 강물이 더 자주, 더 오래 뜨거워져

1981~1990년과 2010~2019년을 비교하면 하천 폭염은 발생 빈도 113.6%, 지속기간 147.8%, 강도 9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 폭염은 각각 26.6%, 32.6%, 22.1% 늘었다.

쉽게 말해 지난 40년 동안 하천 폭염의 발생 빈도와 지속기간이 대기 폭염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었다는 뜻이다.

한번 뜨거워진 강물은 공기보다 늦게 식는 경향도 뚜렷했다. 복합폭염 사례의 99.6%에서 하천 폭염이 대기 폭염보다 오래 지속됐다. 평균 2.67일 더 이어졌고 극단적인 사례에서는 그 차이가 12일을 넘었다.

연구진은 하천이 호수나 바다보다 얕고 물을 저장하는 양도 상대적으로 적어 주변 기온과 햇빛 변화에 빠르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깊은 호수나 바다는 물이 열을 흡수하고 섞이면서 온도 변화를 어느 정도 완충하지만 강물은 주변 대기의 영향을 더 빠르게 받는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복합폭염 발생과 관련된 여러 조건의 중요도를 분석한 결과 기온과 강수량 등 기후 요인이 59.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천의 고도와 면적 같은 지형 요인은 22.4%, 유출량과 토양 수분 등 물의 흐름과 저장 상태를 나타내는 수문 요인은 18.3%를 차지했다.

기온 변수 가운데서는 낮 최고기온이 아니라 하루 중 가장 낮은 '최저기온'이 복합폭염 발생을 설명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로 나타났다.

최저기온이 높다는 것은 밤이 돼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런 상황이 밤사이 강물이 식는 것을 늦춰 열이 계속 쌓이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밤낮없는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수도권 곳곳에 폭염특보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추가로 내려진 6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 사령부 정문 위병소 모습. 2026.8.6 ⓒ 뉴스1 김영운 기자
강물 뜨거워질수록 줄어든 산소

복합폭염이 발생하면서 수질에도 부담이 커졌다.

평상시 하천의 평균 수온은 12.0도였지만 하천 폭염 때는 15.0도, 대기 폭염까지 겹치면 16.9도로 상승했다.

하천 폭염만 발생했을 때와 비교하면 복합폭염 때 수온은 추가로 16% 높아졌고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인 '용존산소'는 2.9% 더 줄었다.

평균 용존산소 농도는 평상시 리터당 10.1㎎에서 하천 폭염 때 9.5㎎, 복합폭염 때 9.2㎎으로 떨어졌다. 용존산소는 물고기와 수생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대표적인 수질 지표다.

산악지역도 예외가 아니었다. 해발 3000m 이상 하천은 현재 복합폭염 발생 횟수는 저지대보다 적었지만 증가 속도는 빨라 10년마다 128% 늘었다.

연구진은 화석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이 높은 수준으로 이어지는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2091~2100년 대기 폭염 일수와 하천 폭염 일수의 98.5%가 서로 겹치는 복합폭염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온실가스 배출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이어질 경우 세기말 대기 폭염과 하천 폭염이 거의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장기간 활용할 수 있는 관측자료가 있는 미국과 중부유럽 하천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향후 세계 각지의 하천 관측자료가 늘어나면 복합폭염 위험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