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우주산업 잡아라"…지자체는 '우주 전쟁 중'

대통령이 못 박은 사천-우주항공청…국회서는 원점 재검토 조짐
고흥·순천·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생산 공장 유치전…3월 중 결론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서초구 JW매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 선포식'에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1.2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우주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선언하면서 신산업 유치를 위해 지자체도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예상되고, 신산업 유치에 따른 인구 증가, 인프라 확충,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이 걸린 만큼 지자체들이 적극 뛰어드는 모습이다.

지자체의 '우주 전쟁'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있는 경남,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연구 시설이 밀집한 대전,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등 3개 지자체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대통령 공약으로 추진되는 '사천-우주항공청'…국회에서는 원점 재검토 조짐

8일 관가 및 업계에 따르면 경남, 대전, 전남은 지난 대선에서 우주항공청 논의 당시부터 유력 후보로 언급됐다. 결국 경남 사천에 우주항공청 설립을 공약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이후 2023년 개청을 목표로 관련 업무가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 5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보고서가 화제가 됐다. 지난해 12월 발간된 해당 보고서에서는 우주 총괄기관 입지와 관련해 전문가 선호 조사 결과, 대전(세종)권이 67%, 주요 고려 사항이 아니라는 답변이 16%, 사천은 8%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단순한 설문 결과였지만, 이에 대해 각 지역 언론에서는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경남권에서는 이미 대통령의 공약으로 사천으로 정해졌고 입법 예고로 추진되고 있는 사안이라는 반응이, 대전에서는 전문가 의견도 고려해야 한다는 반응이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성공적인 우주항공청을 위한 준비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박 지사는 6일 실·국·본부장 회의에서 "우주항공청이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거와 교육, 교통 등 정주여건 마련을 포함해 전문가들이 안착할 수 있도록 우주항공복합도시가 조성돼야 한다"며 "세종을 조성할 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같은 전담조직을 설치한 사례가 있다. 도와 정부, 사천시가 함께 전담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구상이 실현되는 데에서는 국회의 법안 통과가 우선이다. 야당 측에서는 입지 문제가 아니라 '우주항공청'이라는 형태 자체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입지를 포함해 우주항공청이라는 형태 자체에 대한 사실상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 입지는 마지막에 논의될 이야기로, 현재 중요한 (거버넌스) 논의가 생략이 된 상태다"라며 "우주 산업 육성을 위해서 어떤 거버넌스가 필요한지 논의가 필요하다. 공청회 등을 거쳐 관련 법안 전면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2차 발사를 하루 앞둔 20일 누리호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나와 발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2.6.20/뉴스1

◇미래 누리호는 어디서 조립될까?…고흥·순천·창원 경쟁 중

공공뿐 아니라 민간 우주 경쟁도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산업체 유치 경쟁도 한창이다.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을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신규 우주 발사체 생산시설 부지를 모색하고 있다.

후보지는 경남 창원, 전남 고흥, 전남 순천 세 곳이다. 최근에는 고흥과 순천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고흥군은 "우주발사체 특화지구로 지정된 고흥군으로 유치되는 것이 당연하다"며 "우주산업 집적단지를 중심으로 우주산업클러스터를 지정·육성하는 것이 정부 정책이다. 우주발사체 발사가 가능한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인근에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순천시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전남도 전략산업국장이 우주발사체 조립장 선정 평가 결과가 나오기도 전, '고흥군이 최적지'라는 발언을 했다"며 "순천시는 지난 1월부터 우주발사체 조립장 유치를 위해 한화 측에서 제시한 객관적 평가 자료를 준비해 성실히 답변해왔다. 전남도는 엄중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르면 3월 말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우주 관련 사업은 국가 우주개발 인프라 측면도 있어서 객관적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외부 전문가 용역으로 지자체 평가와 제안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각 지자체의 제안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일반적인 세제 지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사천시는 KAI의 생산공장 신설 유치 과정에서 △오·폐수 처리시설 △LNG·전기·용수 공급 △진입도로 개선 등의 기반 시설 제공뿐 아니라 △300여 대의 주차시설 △족구장·풋살구장 등 복지시설 건립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