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Tech]'카카오 먹통' 일으킨 첫 불씨…열에 약한 '리튬 이온 배터리'

편집자주 ...2020년부터 2년간 연재한 [생활속과학]에 급변하는 기술 분야까지 더해 [아무Tech]로 확대 개편합니다. 과학과 기술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아무나 과학기술을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 [편집자 주]

3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보링 컴퍼니의 '베가스 루프'를 통해 테슬라 차량이 운행되는 모습. 2022.1.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카카오 먹통'을 불러일으킨 화재는 '리튬 이온 배터리'(LIB)에서 시작됐다. 높은 성능으로 사랑받던 LIB가 애물단지가 된 것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는 화재 후 기자간담회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살펴보면 리튬배터리가 이번 화재 원인인데, 이를 보조전원장치로 사용하면 똑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남아있다"며 "SK 측에서도 공간은 많이 차지하지만 납 축전지 대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됐다. 리튬 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면 충·방전이 진행된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무게(킬로그램)당 에너지가 110~180Wh(와트시)로 납 배터리(납-산 배터리)의 킬로그램당 25~40Wh에 비해 월등히 높다. 또 평균적인 수명도 길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리튬 이온 배터리는 협소한 공간에도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가볍고, 수명도 길다는 장점을 가져 많은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배터리부터 보조 배터리,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무정전 전원 장치(UPS) 등 LIB는 널리 퍼져있다.

특히 전기차는 자동차 역사의 초기부터 제안되어 왔지만, 배터리의 무게와 효율 문제로 실현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LIB 기술의 발달로 전기차 상용화가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ESS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지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들이 방문했던 판교 SK C&C 빌딩 화재사고 발화지점 지하 3층 전기실에 비상 축전기가 화재로 전소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 페이스북 캡쳐) 2022.10.18./뉴스1

LIB의 치명적인 단점은 '화재'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내부 결함, 노후화, 파손으로 불이 붙을 수 있다. 훼손 등의 원인으로 배터리 내부 온도가 오르다 보면, 내부 전해질이 끓어오르고, 분리막이 파손될 수 있다. 분리막이 파손되면 다량의 화학반응이 일어나며, 화재로 이어지는 '열폭주' 현상이 일어난다.

ESS처럼 배터리 팩 형태로 여러 배터리가 묶여 있거나, SK C&C의 화재처럼 배터리가 한곳에 모여있을 경우 문제는 더 확산될 수 있다. 한 배터리의 화재 때문에, 정상 배터리에 영향을 미쳐 또 다른 열폭주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러한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대응책은 정립이 되지 않은 상태다. 2021년 동아대 경찰·소방학과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화재센터 연구원은 '리튬이온배터리화재 대응방안의 실효성 분석을 위한 실규모 화재진압실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는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 수립운영에 관한 규정'에 의거한 '차량화재 대응절차'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자동차 혹은 전기차 화재대응 시 발화기 소화활동에서는 ABC분말 소화약제를 사용하고 성장기와 최성기에는 감전에 주의하면서 주수(물로) 소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 절차에는 전기차 화재의 특성을 고려한 대응방법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논문에서는 열폭주 현상을 줄일 수 있는 '냉각'이 화재 대응의 열쇠라고 봤다.

논문 결론에서는 "간이수조를 사용해 열폭주로 인해 파손된 LIB팩 내부에 직접적으로 물이 유입된 후에야 LIB셀의 온도가 급격히 하락했다. 효과적인 화재 대응을 위해서는 LIB팩 외부에서 간접적으로 냉각시키는 것보다는 LIB팩 내부에 직접적으로 소화제를 투입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도 지난 2월 '전기저장시설의 화재안전기준' 고시를 제정해 '배터리 보관시설'의 스프링클러 설비를 의무화하고 스프링클러의 성능과 규격을 정하기도 했다.

현재 이러한 리튬 이온 배터리의 대안 배터리 개발도 여럿 이뤄졌다. 그중 하나가 리튬인산철 배터리다. 리튬 인산철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발열 문제에서 나은 성능을 보인다고 평가 받고 있다.

2020년 KT 강남 IDC에서도 리튬이온배터리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후, KT클라우드는 리튬이온배터리를 납축전지와 리튬인산철배터리로 전량 교체한 바 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