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과학]김·미역·다시마, 해조류가 세상을 구한다?
이산화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는 해조류…축산 메탄 감소에도 활용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김(홍조류), 미역(갈조류), 다시마(갈조류)는 식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해조류다. 이러한 해조류가 인류가 당면한 기후 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홍조류와 갈조류는 생물학적으로는 분류가 다르지만, 둘 다 엽록체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2018년 충청남도가 발표한 '연안역 블루카본 잠재적 가치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바닷속 숲으로 조성한 다시마의 경우 1제곱 미터(㎡)당 연간 CO2 흡수력이 4100g으로 같은 조건의 열대우림보다 (1500∼2000g)보다 2배 이상 CO2 흡수율이 높다. 제주 연안의 감태(갈조류)의 CO2 흡수율은3220∼5520g으로 산출된 바 있다.
특히 다시마와 같은 거대 해조류는 생장 속도도 빠르고, 물 위를 떠다니다가 심해로 가라앉는 특성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장기간 심해에 가둬둘 수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김이나 미역 역시 탄소 흡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활용해, 바다에 해조류 숲을 조성하고 해조류를 활용해 바이오 연료를 만들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해조류 자체의 생물학적 특성을 식량·연료 생산, 기후변화 완화 등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 외에도, 가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줄이는 데 사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21배 높은 물질이다. 메탄 저감은 국제적으로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는 사안으로 최근 마친 제26차 유엔기후협약국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서 약 100개국이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을 30% 감축하기 위한 서명에 참여하기도 했다.
소와 양이 풀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메탄이 다량 생성되어 트림과 방귀의 형태로 대기에 방출된다. 지난 3월 이들의 사료에 해조류를 섞여 먹이면 고기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메탄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해당 논문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되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UC Davis)의 에미아스 케프립(Ermias Kebreab) 교수 연구진은 2018년 젖소를 대상으로, 올해에는 육우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연구 결과 약 80그랩의 해초를 섭취한 소는 대기 중으로 메탄을 82%가량 덜 배출했다. 그리고 패널 형식으로 이뤄진 맛 평가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해초를 먹인 소(젖소)와 일반 소(젖소)의 고기와 우유의 맛을 평가한 결과 큰 차이가 없었다.
실험에 쓰인 해조류는 홍조류의 일종인 바다고리풀(Asparagopsis Taxiformis)이다. 바다고리풀은 '국가 생물다양성 정보 공유체계'에 따르면 한국의 동해안, 남해안, 제주도 등의 해안 일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흔해서 축산 분야의 메탄 저감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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