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순환출자 해소방안 대기업 경영권에 불똥 튀나
"가공의결권 제한하자"…현대차등 발등의 불 될 수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추진하고 있는 순환출자 해소방안이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모아지자 대기업들은 '무리한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자칫 정치권의 이같은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거세게 몰아칠 역풍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1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내놓은 대기업 총수 일가의 '가공(架空) 의결권(순환출자를 통해 얻은 의결권)'을 제한하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자칫 일부 대기업은 경영권 유지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야당인 민주통합당도 대기업이 순환출자 구조를 3년 이내에 풀지 않을 경우 의결권을 제안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봇물터지듯 쏟아지는 정치권의 기업옥죄기에 대기업들은 경기침체에 대한 대응책은 뒷전인 채 대책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기아자동차그룹, LG그룹, SK그룹 등 국내 4대 대기업 중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은 차기 집권당에 관계없이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해야 하는 부담과 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지키는 데 상상이상의 많은 비용을 써야 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최근 경제개혁연대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모든 순환출자를 끊기 위해 매각해야 할 계열사 지분의 가치를 6조1665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중 총수 일가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직접 인수해야 할 최소 지분의 가치는 5조9874억원으로 분석했다.
SK그룹과 LG그룹은 순환출자 제약에서 자유로운 지주회사 체제로 바꿨고 삼성그룹의 경우 계열사 간 보유한 지분의 비율이 높아서 경영권 공격에서 비교적 안전하다.
상법 제369조 3항에 따르면 2개 회사가 서로의 지분을 보유하는 상호출자를 할 경우 지분율이 10%를 초과하면 의결권이 제한된다.
순환출자가 해당 기업의 계열사들 간에 지분을 교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상호출자로 볼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순환출자에 의한 의결권 제한은 상법의 기준인 지분율 10% 초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현대자동차(33.9%)기아자동차(21.3%)→현대제철(5.7%)→현대모비스(20.8%)→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33.9%)→기아자동차(16.9%)→현대모비스(20.8%)→현대자동차 등 2가지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현대모비스가 가지고 있는 지분 20.8%에 대한 의결권이 10%로 제한될 경우 내부의결권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의 지분 5.2%를 포함해 15.2%로 떨어진다.
기아자동차도 현대자동차가 보유한 지분 33.9%의 의결권이 10%로 묶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지분 1.7%을 합쳐도 그룹 내부의결권이 11.7%에 불과하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외국인 지분율이 각각 44%, 33%에 이르는 탓에 해외 자본에 경영권이 넘어갈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가공의결권을 제한할 경우 경영권이 해외로 넘어가는 대기업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의 평가 기준을 실적이 아닌 지배구조로 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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