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토스·페이블 금지'에 소버린AI 중요성 다시 주목…韓 상황은

'국가안보' 이유로 AI 모델 차단 첫 사례… 명확한 근거도 없어
AI 주권 강조한 '독파모' 진행되고 있지만…"지원 늘려야"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2026.06.17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최근 미국 행정부의 최상위 성능 AI 모델 수출 제한 사태를 계기로 '소버린 AI'의 중요성에 다시 한 번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IT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19일 현재까지 미국 행정부는 앤트로픽의 최상위 AI 거대 언어 모델(LLM) '클로드 미토스5'와 '클로드 페이블5'의 접근을 전면 중단하는 수출 통제 지침을 내린 상태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앤트로픽 고성능 AI 모델 미토스·페이블 전면 중단

이번 조치는 미국 행정부가 제기한 국가 안보 우려 때문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앤트로픽 측에 "미토스5 및 페이블5를 외국인에게 제공하거나 수출하려면 반드시 개별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앤트로픽 측은 개별 접속자의 국적을 모두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미토스5·페이블5의 접속 자체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조치가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실제로 '탈옥'(jailbreak)을 통한 일부 보안 우회를 이유로 미국 정부가 이번 조치를 단행했으나 앤트로픽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페이블의 안전장치는 너무 강력해 사용자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될 정도"라며 "모델의 보안 조치를 완전히 우회할 수 있는 범용 탈옥 방법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투명하고 공정하며 명확하고 기술적 사실에 근거한 법적 절차의 일환으로 (안전하지 않은 AI 대외 제공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조치는 이러한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정부의 지침은 따르지만 해당 지침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 로이터=뉴스1
정부 결정에 기업 AI 모델 차단된 첫 사례…AI 주권에 다시 관심

이번 사태는 정부의 조치로 공개된 AI 모델이 내려간 첫번째 사례다. 더군다나 명확한 근거 없이도 국가 안보를 내세운 정부의 조치로 고성능 AI 모델에의 접속이 차단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이에 'AI 자립'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현재 이재명 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17년 만에 부총리급 부처로 격상하고 5300억 원을 투입해 '국가대표 AI'를 선발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독파모)를 진행 중이다.

이번 미토스·페이블 사태를 두고 독파모에 참가한 AI 기업 업스테이지도 최근 더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지난 16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AI가 국가 전략자산처럼 돼 마음만 먹으면 미국도 중국도 자국 AI를 끊을 수 있기 때문에 자체적인 기술을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한다"며 "독파모 사업은 "시기적절하게 진행된 사업이지만, (정부 차원에서) 10배 이상의 GPU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정치적 이슈로 인해 소버린 AI의 당위성이 흐려졌다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AI 업계 관계자는 "소버린 AI의 골든타임이 3~5년이라며 중요성을 강조하던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이 임명된지 채 1년도 안돼 직을 그만두고 국회의원에 출마했다"며 "소버린 AI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말도 나오는 와중에, 소버린 AI 자체에 대한 진정성까지 의심받게 만든 선택"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업스테이지 미디어 데이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2026.06.16.(업스테이지 제공)
정부뿐 아니라 민간에서도…한국판 글라스윙 '프로젝트 캐노피' 출범

정부가 주도하는 프로젝트 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소버린 AI 보안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 기업·기관들이 함께하는 협력체가 출범하는 등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사단법인 프로젝트 플라즈마는 AI 기반 취약점 방어를 위한 공익 이니셔티브 '프로젝트 캐노피'가 지난 17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캐노피는 미국 앤트로픽의 글라스윙과 유사한 형태로 공익 인프라 방어를 위해 마련됐다.

캐노피에는 출범 시점 기준 총 27개 기업·기관이 참여한다. 핵심 운영 주체인 스튜어드 그룹에는 두나무, LG유플러스, 포스코DX, 티오리한국, 한화손해보험 등이 들어갔다.

파트너 그룹에는 광운대학교, 금융결제원, 롯데카드, 롯데이노베이트, 모두싸인, 무신사, 사람인, 삼성화재보험, SK AX, LG전자, NHN, 우아한형제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지엔터프라이즈, 코웨이, 하나카드, 한국투자증권,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카드 등과 비공개 기업 3곳이 포함됐다.

캐노피는 6월 중순부터 취약점 점검 대상을 선별하고 제보 및 패치 공유에 나선다. 7월 초에는 글로벌 생태계 확장을 위해 전 세계 기업 및 기관을 대상으로 가입 페이지를 열 계획이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