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두나무 팔아 2.2조 벌어…AI 신사업 총알 마련

삼성SDS∙삼성증권∙삼성카드, 카카오벤처스 보유 지분 4% 인수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 0.13%만 남아…600배 수익률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두나무 극초기 투자사로 참여한 카카오(035720)가 두나무 지분을 사실상 전량 처분했다. 현재 남은 지분은 0.13% 수준이다.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을 앞둔 상황에서 지분 정리를 통해 결별 수순을 밟았다. 현재 카카오와 두나무 양사 간 사업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든 만큼 현금 확보를 통해 인공지능(AI) 신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벤처스는 28일 자사 보유한 두나무 지분 4%에 해당하는 주식 139만 주를 6128억 원에 처분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분은 삼성증권(2%)∙삼성SDS(1%)∙삼성카드(1%)가 인수했다. 이번에 처분한 지분은 카카오벤처스가 펀드 형태로 갖고 있던 것으로,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지분 청산으로 카카오 그룹이 가진 두나무 지분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0.13%, 4만 5000주만 남았다. 사실상 투자금 회수를 마무리한 셈이다.

카카오가 두나무 지분을 처분해 확보한 자금은 총 2조 2140억 원에 이른다. 약 35억 원의 초기 투자금 기준 600배가 넘는 시세 차익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4일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두나무 주식 228만 4000주를 하나은행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두나무 지분율 6.55%에 해당하는 주식으로, 처분 금액은 1조 32억 5156만 8000원이다.

이후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일 남은 4.03%의 지분 중 3.9%를 한화투자증권에 5978억 4393만 4600원에 처분했다.

카카오는 두나무 극초기 단계부터 투자에 참여했다. 두나무 창업 1년 만인 2013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설립한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의 1호벤처투자조합이 두나무에 2억 원을 투자하며 양사의 인연이 시작됐다. 2015년에는 카카오가 직접 33억 원을 추가 투자했다.

이후에도 두나무 투자는 이어졌다. 카카오가 일부 출자한 케이큐브벤처스의 카카오청년창업펀드는 2015년 두나무에 10억 원대 투자를 했으며, 2018년에는 카카오가 출자한 케이큐브벤처스의 'KIF-카카오 우리은행 기술금융투자조합'이 20억 원을 추가 투자했다.

양사는 사업 협력에 나서기도 했다. 두나무는 2014년 '증권플러스 for 카카오' 앱을 출시했으며, 2017년 출시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카카오톡 계정과 연동해 빠르게 가입자를 모으며 사업 초기 성장 기반을 다졌다.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와 제휴 관계를 맺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지분 매각이 카카오의 조직 슬림화 기조와 양사의 사업 방향성, 네이버(035420)와 두나무의 관계 등을 고려한 결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이번에 확보한 현금을 AI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가 AI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 투자할 재원이 필요하다"며 "이번 두나무 지분 매각은 AI 사업을 위한 재원 확보 차원"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올해를 AI 수익화 원년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5000만 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이용자 모두에게 개인화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에서 대화부터 결제까지 완료하는 커머스 에이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