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발표날 카카오 '연중 최저가'…연초 대비 -35% 개미들 탄식
노사갈등 장기화에 주가 경고등…파업투표 찬성 발표일 3만원선
27일 카카오 노사 2차조정 분수령…올해 'AI 수익화' 제동 걸리나
-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카카오(035720)가 창사 이래 첫 공동 파업 기로에 서면서 가뜩이나 부진한 주가가 더욱 힘을 잃고 있다. 본사를 포함한 법인 5곳의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된 날에는 주가 4만원선이 붕괴되면서 올 들어 최저가를 찍었다.
카카오는 올해 인공지능(AI) 서비스의 본격적인 수익화로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선언했지만, 파업 시 핵심 사업 추진의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에 주주들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거래일(22일)에 50원(0.12%) 오른 4만 1850원을 기록했다. 연초 6만 4000원 선을 오가던 것에 비하면 35% 가량 하락한 주가다.
이 기간 코스피가 85%나 급등한 것을 감안하면 카카오의 주가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다가온다.
카카오는 실적 기대감과 AI 서비스 확대 전략 등에 힘입어 지난 2월 27일 장중 6만 4500원을 터치하는 등 연중 최고가를 썼다. 그러나 미국의 이란 공습이 시작되면서 3월 3일과 4일 이틀간 1만 5250원이나 급락하면서 4만 7000원 선으로 내려앉았다.
코스피도 같은 날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하며 6000선을 단숨에 내주고 5093포인트까지 밀리며 5000선까지 위협받았다. 다만 코스피는 단기 급락을 단숨에 소화하고 이란 전쟁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다시 상승 랠리를 재개해 8000선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카카오는 3월 초 단기 급락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다가 오히려 추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과정에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재가 있었지만 주가 반등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성과급 등 보상 체계를 두고 노조가 집단 시위를 하고 파업 찬성을 가결시킨 20일에는 장중 4만 원 선이 무너졌다. 당시 카카오 종가는 4만 150원으로 올 들어 최저가를 찍었다.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자 주주들 역시 성토를 쏟아내고 있다.
카카오 종목토론방 등에선 "적자 회사도 오르는데 카카오는 왜 이러나", "카또속(카카오에 또 속았다)", "카카오가 아니라 카악카악오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 제발 살려줘" 등 성토가 이어졌다.
특히 파업에 대해선 "노조는 주가 꼬X지를 보고 X갑을 떨어라", "망해가는 집구석, 노조가 확인사살 중" 등 강한 반감을 보였다.
카카오 노사는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을 마지막으로 앞두고 있다. 이날 결과가 카카오 그룹의 공동 파업 여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예정이다.
앞서 카카오 노사는 임금협약 교섭 결렬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18일 1차 조정회의에서 장기간 대치 끝에 조정기일을 연장했다. 만약 2차 조정이 결렬되면 카카오 노조는 쟁의권을 얻고 이번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즉각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계열사 4곳은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27일 조정 결과에 따라 카카오를 포함한 법인 5곳이 모두 파업을 선언하면 사상 첫 공동 파업이 된다. 지난해 6월 카카오모빌리티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로 부분 파업을 진행한 적은 있지만, 카카오 본사 차원에서 단행한 파업은 아직까지 없었다.
노조 관계자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파업 등) 향후 투쟁 계획은 추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 리스크는 카카오가 올해의 핵심 전략으로 선언한 AI 사업 전반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 에이전트 서비스 상용화에 주력해 수익성과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온디바이스(장치 탑재)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통해 채팅방 내 일정 요약과 탐색 추천 기능을 제공 중이며, 자체 AI '카나나'를 기반으로 향후 채팅방 내 커머스·결제 서비스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3월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제3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단기 실적 개선과 동시에 주주 여러분이 기대하는 성장 잠재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올해는 카카오톡과 AI에 집중한 건강한 성장을 만드는 기조로 전환한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플랫폼 서비스 기업인 만큼 파업이 당장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서비스 업데이트와 차기 프로젝트의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노사가 조정 기한을 연장하기로 합의한 만큼, 남은 기간에 회사는 원만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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