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건물 짓고 노인 돌본다…공장 벗어난 피지컬 AI 다음은

[피지컬AI, 한강의 기적2.0]⑨스마트팩토리부터 의료·배송·주행
"피지컬 AI 적용 공간 확장할수록 비용절감과 편리성 극대화"

편집자주 ...피지컬 AI. 인공지능 로봇을 포함해 움직이는 AI를 뜻한다. 정교하게 설계된 피지컬 AI가 산업·생활 전반에 투입돼 경제 고속도로 역할을 한다. 자동화 공장부터 신약개발, 건설 등 활용범위에 한계가 없다. 경부 고속도로가 한강의 기적을 일궜듯 일하는 AI는 인구절벽·생산성 저하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낼 유력한 해법이다. 제조업(몸체)·반도체(두뇌)·통신(신경망) 삼박자를 갖춘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2.0' 성공 공식을 어떻게 써내려가야 할지 살펴본다.

우아한형제(배달의민족) 배달로봇 딜리(우아한형제들 제공)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피지컬 AI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 인프라 전반의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통한 '지속 성장'이다. 단순노동부터 의료와 돌봄, 나아가 일상 서비스까지 모두 AI가 판단하고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시대는 이미 현실이 돼가고 있다.

5일 정보통신 업계에 따르면 피지컬 AI는 △스마트팩토리(지능형 공장) 중심의 제조 자동화 △자율 로봇·기계를 현장에 투입하는 움직이는 공장 △AI 돌봄·의료 서비스 △서빙·배송·주차 등 서비스 로봇 등 크게 4단계로 확장된다.

단기적으로는 생산 현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장기적으로는 일상 전 영역까지 피지컬 AI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에서 로봇이 부품을 조립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첫 단계는 AI 공장…불량 검수하고 제조 역량 개선

가장 기본적인 제조 자동화 단계에서는 AI·로봇이 고정된 생산 라인 내에서 부품을 운반하거나 품질 검사, 불량 검수, 패키징 자동화 등을 담당한다. 단순한 자동 공정과 다른 점은 로봇이 생산 상황을 스스로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제조 방식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LG전자는 10년간 축적한 방대한 제조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조 AI 중심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다. 설루션으로도 제작해 기업 간 거래(B2B) 핵심사업으로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생산 공정은 AI 로봇이 맡고, 사람은 공장 보안과 기계 수리·검사, 공정 디자인·설계 등을 담당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공장이 AI 지식으로 설루션을 만드는 공간으로 진화하면서 제조 현장에서는 인력을 재배치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송시용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사업 담당 상무는 "한국은 반도체·철강·조선처럼 여러 산업을 동시에 영위해 온 덕분에 다양한 산업군에서 쌓은 업력과 양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조 AI에서 강점을 지닌다"며 "제조 AI를 통해 공장의 지능형 자동화를 실현하면서 미래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의 AI 기반 안전 서비스 로봇 '스팟'
움직이는 AI…땅 파고 기초 다지고 사각지대 없는 '건설 역군'

피지컬 AI가 공장 내부에서만 작동하지 않고 바깥 현장을 스스로 돌아다니면 '움직이는 공장'이 된다. 국내에서도 AI를 기반으로 한 무인 자율화 로봇이 제조 현장으로 수출돼 작업 효율을 높이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무인 자율화 굴착기 설루션 '콘셉트 엑스2.0'(Concept-X2.0)를 선보였다. 운전석을 없애고 AI로 자율화한 굴착기가 굴절식 덤프트럭(ADT)과 상호 협업하며 무인으로도 작업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AI 기반 안전 서비스 로봇 '스팟'을 건설 현장에 투입했다. 스폿은 사족보행 로봇으로 다양한 센서와 통신 장비 등 AI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 험한 길이 많은 건설 현장에서 좁은 공간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사각지대까지 이동할 수 있다.

효돌의 AI 돌봄 로봇 '효돌' (효돌 제공)
노인 돌보는 로봇…피지컬 AI가 사회비용 낮춘다

의료와 돌봄 분야에서도 피지컬 AI를 구현할 수 있다. 로봇이 수술을 돕는가 하면, AI가 탑재된 인형이나 폼팩터를 통해 노인의 건강을 관리하고 정서적으로도 교감할 수 있다. 이 같은 AI 의료·돌봄 서비스는 고령 사회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국내 지자체는 물론 해외까지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효돌의 AI 돌봄 로봇 '효돌'은 오픈AI의 챗GPT를 기반으로 노인과 소통한다. 로봇이 노인과 생활하고 대화하며 수집한 데이터를 참고해 정서적인 공감 등 맞춤형 케어를 제공한다. 응급 상황이 발생하거나 이상 패턴을 감지하면 관제센터에 즉시 연락해 안전 관리도 함께한다.

큐렉소의 자동화 수술 로봇 '큐비스 조인트'(CUVIS-joint)는 수술 전 계획을 짜고 수술 중 의사를 보조한다. 광학식 위치센서(OTS)를 이용한 정합방식으로 정밀한 절삭을 돕는다.

큐렉소의 자동화 수술 로봇 '큐비스 조인트'(CUVIS-joint) (큐렉소 제공)
자율주행도 피지컬 AI…로봇 배송은 벌써 시작

피지컬 AI의 적용 범위는 배송과 자율주행 등 일상 서비스로도 확장하고 있다.

미국의 서브 로보틱스(Serve Robotics)는 우버 이츠(Uber Eats)와 손잡고 협력해 올해 3세대 자율 배송 로봇 1000대를 배치해 운용 중이다. 한국에서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역삼동 내 일부 지역에서 배달로봇 '딜리'를 통해 배민B마트 로봇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차량 개발과 주차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최근에는 이용자 호출에 따라 최적 경로를 설정하고 노선과 운행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수요응답형(DRT) 대중교통 서비스를 서울 마포구 상암 일부 노선에서 제공하기 시작했다.

최병호 고려대 AI 연구소 교수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형태에 AI 지능이 탑재됐다면 넓은 의미에서 모두 피지컬 AI로 볼 수 있다"며 "피지컬 AI를 결합하는 공간의 종류를 공장에서 일상 전체로 확장할수록 비용 절감 효과나 편리성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e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