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꼴 날라…애플 '엑소더스', 애플 실리콘 아버지까지

애플 경쟁력 바탕된 HW 수석 부사장의 사의 표명
AI 뒤쳐진 데다 최고위 핵심인재 줄줄이 퇴사에 '흔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애플의 인재 이탈 추세가 심상치 않다. 다른 빅테크에 AI·스마트글라스 인재를 빼았긴데 이어 '애플 실리콘'의 아버지마저 퇴사를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과거 노키아의 전철을 밟는 모양새다.

9일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에 따르면 조니 스루지 애플 하드웨어 수석 부사장은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조니 스루지의 잔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니 스루지는 지난 2008년 애플에 합류한 인물로, 애플 최초의 자체 시스템온칩(SoC) 개발을 주도해 '애플 실리콘'을 탄생시켰다.

조니 스루지(애플 제공)/뉴스1

그간 애플은 운영체제(OS), 소프트웨어(SW)를 바탕으로 칩셋까지 자체 개발하고 최적화해 고성능과 높은 전성비를 실현시키는 전략을 취해왔다.

일례로 지난 2013년 출시된 아이폰5s의 A7 프로세서는 모바일프로세서(AP) 최초로 64비트를 지원하며 아이폰이 경쟁 제품 대비 우위를 가져가도록 한 1등 공신이었다.

조니 스루지는 애플에서 퇴사할 경우 은퇴가 아닌 다른 회사로 이동할 걸로 알려졌다. 애플의 하드웨어 기술을 총괄한 조니 스루지까지 애플을 떠날 경우, 애플의 하드웨어 경쟁력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애플은 분야를 막론한 내부 임원 이탈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가장 최근에는 앨런 다이 애플 UI 디자인 책임자가 메타로 이직했다. 애플에서 AI·머신러닝 개발을 총괄하던 존 지아난드레아는 AI 개발 부진의 책임을 지고 오는 2026년 자리에서 물러난다.

존 지아난드레아(John Giannandrea) 애플 AI 전략 총괄 ⓒ AFP=뉴스1

애플이 AI 비서 '시리' 개발을 위해 만든 'AKI'(Answeers, Knowledge and Information) 팀의 수장을 맡았던 로비 워커 수석 이사는 지난 9월 퇴사했으며, 그 뒤를 이어 AKI 팀을 맡은 케 양 AI 검색 이니셔티브 책임자 역시 승진 몇 주 만에 사임 후 메타로의 이직을 결정했다.

이외에도 올해 상반기에는 최고운영책임자(COO) 제프 윌리엄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루카 마에스트리가 은퇴했으며, 법무·정책 부문 총괄도 오는 2026년 퇴사를 공식화한 상태다.

스마트폰의 차세대 핵심 기능인 AI에서 뒤쳐진데다 중요 인재들까지 이탈하는 애플의 상황은 과거 노키아의 몰락을 떠올리게 한다.

노키아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을 석권했으나, 스마트폰으로의 시대적 전환을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 추락한 바 있다.

마크 거먼은 이같은 애플의 상황을 두고 "애플은 지난 10년 동안 성공적인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했다"며 "차세대 기기와 AI 기술을 개발할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경쟁사가 애플의 인재를 뺏아갈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