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TPU로 엔비디아 매출 10% 확보 가능"…젠슨황과 신경전
앤트로픽 이어 메타도 'TPU' 도입검토…엔비디아 독점 균열
7세대 '아이언우드' 맞춰 온프레미스 공급 전환…공격적 영업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구글(알파벳)이 자체 개발한 ASIC(주문형 반도체)인 TPU(텐서처리장치)로 엔비디아 독점 체제에 본격 도전장을 던졌다.
구글이 인공지능(AI) 선도 스타트업 앤트로픽과 TPU 최대 100만 개분 클라우드 공급 계약에 이어 이번엔 메타(메타플랫폼)와 수십 억 달러 규모 TPU 계약 방안을 검토하면서 엔비디아가 쌓아온 GPU 독점 체제가 무너질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IT 업계에 따르면 알파벳은 메타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TPU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메타는 내년부터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TPU를, 2027년부터는 자사 데이터센터에 TPU를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들은 메타가 2026년 추론용 AI 칩에 최소 400억~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TPU 전환에 쓰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글의 공격적 영업은 이달 7세대 TPU '아이언우드' 정식 출시 발표와 맞물려 있다. 아이언우드는 6세대 '트릴리움' 대비 칩당 학습·추론 성능이 4배 이상 향상됐고 2023년 5세대(v5p) 대비로는 성능이 최대 10배 개선됐다.
구글은 TPU를 내부 AI 모델 훈련·추론 용도로만 활용하다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일부 외부 고객사에 임대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최근 고객사 데이터 센터에 직접 하드웨어를 설치해 주는 온프레미스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고 직접 공급에 나서며 엔비디아 독점 체제에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했다.
구글은 엔비디아 '쿠다-X'(CUDA-X) 생태계 대비 약점으로 꼽힌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TPU 커맨드 센터'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내놨다.
구글 클라우드 임원들은 TPU 생태계 확산을 통해 엔비디아 연간 매출의 최대 10%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가 올해 3분기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만 5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린 것을 고려하면 10%만 확보해도 연간 수백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구글은 지난달 앤트로픽과 최대 100만 개의 TPU를 공급하는 수백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앤트로픽은 '가격 대비 성능'과 '효율성'을 이유로 TPU를 선택했다. 오픈AI도 올해 5월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앤트로픽·오픈AI 등에 이어 메타가 TPU에 관심을 보이는 건 구글이 이달 출시한 '제미나이3'(Gemini3) 성능이 추론·속도·이미지·영상 모든 면에서 도약을 이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제미나이3 사전훈련 및 추론·학습 대부분에 TPU를 활용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메타의 TPU 도입 검토 보도가 나온 이후 알파벳 주가는 10% 이상 상승한 반면 엔비디아 주가는 4% 이상 하락했다. 구글과 TPU 설계 파트너십을 맺은 브로드컴 주가는 11% 급등했다.
다만 빅테크 각자의 맞춤 ASIC(구글 아이언우드·아마존 트레이니엄·마이크로소프트 마이아100·테슬라 A15 등)가 엔비디아의 GPU 지배력을 단기간에 위협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TPU 점유율은 3~4%(추정치)에 불과하고 엔비디아 쿠다 생태계에 맞춰진 개발 도구·라이브러리·레퍼런스 모델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이와 관련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엔비디아뉴스룸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직접 "엔비디아는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고 성능·적응성·상호운용성에서 ASIC보다 우위다"고 강조했다.
한편 TPU는 구글이 2013년 급격히 증가한 딥러닝 연산량을 해결하기 위해 15개월 만에 설계·검증한 AI·머신러닝 특화 ASIC다. 2015년 초 구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처음 배치됐다. TPU 위탁 생산은 2015년부터 2024년(6세대 트릴리움)·2025년(7세대 아이언우드)까지 대부분 TSMC가 맡았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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