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민감시설 블러는 우리가…일본해·다케시마, 중립적 표현"

[국감초점]고정밀 지도 반출 결정 1개월 앞…구글 입장 여전
韓 데이터센터 설치 언급 無…황성혜 부사장 "정부 협조할 것"

황성혜 구글코리아 부사장이 1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13/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신은빈 김예원 기자 = 구글코리아가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반출 조건인 보안 시설 가림(블러) 처리를 정부가 아닌 구글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지도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기한 '일본해'나 '다케시마' 등 표현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중립적 표현'이란 발언도 함께 나왔다.

황성혜 구글코리아 부사장은 1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대 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제공할 경우 보안 시설 가림 처리 방식을 묻자 구글이 주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도를 반출할 수는 있지만 논쟁지역 표기는 우리 정부가 하고 수정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있는데 구글은 왜 원본 데이터를 원하고 본인들이 (가림 처리) 주체가 되려 하냐"고 질의했다.

이에 황 부사장은 "(지도를 반출하면) 위성 정보 등은 별개로 가림 처리해서 보안 시설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명확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와 함께 8월 구글이 제공하는 날씨 정보에 독도가 '다케시마'로, 동해가 '일본해'로 잘못 표기된 일과 관련한 논쟁도 일었다.

부 의원이 "한국이 지도 데이터를 구글에 제공하고 구글이 데이터의 가림 처리 주체가 되면 잘못된 표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질의하자 황 부사장은 "구글 서비스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서비스다 보니 그런 지역은 중립적 언어를 쓰게 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황 부사장은 1대 5000 축척의 지도 데이터를 고정밀 지도가 아닌 '국가기본도'로 지칭하며, 한국의 민감한 보안 시설과 좌표 설정을 해외에서 확인할 수 없도록 삭제하라는 정부 요구를 전향적으로 수용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 지역에서도 이런 부분을 함께 논의해 지도 반출을 승인한 바 있다"며 "(적국 노출 등) 우려하시는 부분을 불식할 수 있도록 정부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이 구글에 지도 반출을 승인했다는 주장에는 일부 배치되는 근거가 나왔다.

텔레그래프·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허위정보대응센터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구글맵 업데이트로 우크라이나군의 비밀 군사 기지가 노출됐으며, 러시아가 이미 해당 이미지를 자국 군대에 적극적으로 배포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국정감사는 다음 달 11일 예정된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요구 결정 시한을 한 달여 앞두고 열렸다. 구글은 2월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에 1대 5000 축척의 지도 데이터 반출을 세 번째로 공식 요청했고, 국지원은 결정을 유보해 11월로 미룬 상태다.

be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