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게임 본고장 문 두드린 언더독들의 도전기
日 찾은 포르투갈 게임사 대표 "우리도 이런 게임 만들 수 있다"
콘진원도 TGS 공동 부스 마련…중소 게임사 묵묵한 도전 주목
- 김민재 기자
(일본 지바=뉴스1) 김민재 기자 = 지난 25일 도쿄게임쇼(TGS)가 열린 일본 지바현의 마쿠하리 멧세는 이른 아침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개막식 입장 대기 줄은 전시장 건물을 에워쌌다.
인파를 뚫고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형형색색의 조명과 거대한 장식이 눈을 사로잡았다. 게임 캐릭터 복장을 한 사람들과 관람객이 뒤섞였다.
정신없이 전시장을 둘러보던 중, 정갈한 부스가 눈에 띄었다. 부스 위에는 포르투갈 국기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곱슬머리에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한 남성이 기자를 맞았다.
그는 자신을 '레드캣피그'(REDCATPIG)라는 게임 업체의 마르코 베탕쿠르 대표라고 소개했다. 포르투갈과 '게임'이라는 다소 낯선 조합에 호기심이 발동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기자의 궁금증을 알아차린 듯, 베탕쿠르 대표는 "포르투갈도 게임을 만듭니다"라는 말로 운을 뗐다. 다른 두 곳의 포르투갈 게임사와 함께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곳에 왔다고 했다.
그는 "포르투갈 게임 산업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우리도 이런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나아가서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TGS 참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TGS는 포르투갈뿐만 아니라 한국 중소 게임사들이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무대이기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마련한 TGS 공동 부스에는 15개 국내 중소 게임 개발사가 참여했다.
거대한 스크린과 화려한 조명으로 무장한 대형 게임사 부스 사이에서, 이들은 각자의 개성이 담긴 게임을 선보였다.
이들의 모습을 보며 몇 달 전 만났던 한 중소 게임사 대표의 말이 떠올랐다.
"요즘 한국 게임 업계에는 허리가 없다. 잘 나가는 회사는 잘 나가고, 작은 게임사는 게임이 실패하면 부담이 커서 쉽사리 도전하지 못한다."
이번 TGS는 최신 게임을 선보이는 자리를 넘어, 각국의 중소 개발사가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었다.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게임 본고장' 일본의 문을 두드린 이들의 시도는 주목할 만했다. 거대 기업들 사이에서 이들의 열정이 어떤 결실을 볼지,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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