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꿈의 무대'에서 극장골에 쏟아진 '악몽' 같은 비난

역전 결승 골 넣은 박주호 SNS에 인신공격성 댓글 잇달아
실망감 이해 가지만, 선수 개인에 퍼붓는 일은 어불성설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이벤트 매치에서 실드 유나이티드 박주호가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5.9.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지난 주말, 두 번째 넥슨 아이콘 매치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런데 극적인 역전 골의 주인공 박주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예상치 못한 비난이 이어졌다.

박주호는 아이콘 매치 메인 경기에서 후반 43분 욘 아르네 리세의 백힐 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칩샷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종료를 2분 앞두고 터진 극장골이었다. 부드러운 연계와 침착한 마무리, 극적인 상황이 어우러지며 현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그러나 박주호의 SNS에는 경기 직후부터 인신공격성 댓글이 쇄도했다. 박주호가 역전 골을 넣지 않았다면 잔루이지 부폰과 이케르 카시야스의 승부차기 대결을 볼 수 있었을 텐데, 박주호가 이들의 대결 구도를 해쳤다는 이유에서였다.

일부 누리꾼은 박주호의 '시각 장애인과 함께하는 어울림 마라톤 대회' 게시글을 찾아 "눈치가 없다", "메인이 아닌데 왜 세리머니를 하며 주연 행세를 하냐", "다시는 나오지 말라" 등 인신공격성 댓글을 달았다.

박주호는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세계적인 레전드 골키퍼들의 승부차기를 기대하셨을 팬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기대가 컸던 만큼 다양한 반응이 있다는 것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승부차기를 보지 못해 아쉬운 건 알겠으나 마지막 골을 장식한 선수에게 인신공격을 퍼붓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박정무 넥슨 부사장은 아이콘 매치 인사말에서 "넥슨은 꿈을 만드는 회사다. 앞으로 그 꿈을 더 크고 더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람마다 꾸는 꿈이 다를 수 있고, 그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한 꿈'과 현실이 다르다고 해서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주최 측인 넥슨의 방향성과도 맞지 않는다. '꿈의 무대'에 던져진 '악몽' 같은 비난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김민재 뉴스1 ICT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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