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 반독점 판결 구글-애플 동맹굳히나…AI 연합전선 재편 가속
美법원 "28조원 규모 검색계약 유지해도 돼"…양사 주가 급등
오픈AI·퍼플렉 등 단기적 악재…AI 브라우저 선점 경쟁 치열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미국 연방법원이 구글 크롬 브라우저 강제매각 기각뿐 아니라 구글-애플 간 검색 계약 유지를 허용하면서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 경쟁 구도 재편을 가속할 전망이다.
9일 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애플 등 기기 제조사에 자사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탑재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계약을 유지해도 된다는 법원 판단에 구글뿐 아니라 애플 주가도 판결 직후 급등했다.
구글은 애플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기본 검색 엔진이 되는 대가로 애플에 연간 200억 달러(약 28조 원)를 지급하고 있다. 이는 애플 서비스 부문 매출의 약 2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구글이 검색 광고 수익 약 36%를 분배하는 구조다. 2020년 약 100억 달러로 시작해 2021년 150억 달러, 2022년 200억 달러로 증가했다.
현재 계약은 2026년 9월까지 유효하지만, 이번 법원 판결에 따라 계약 기간이 1년으로 제한돼 매년 재협상을 벌이게 됐다.
현지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두고 구글이 안고 있던 부담과 애플을 둘러싼 우려를 동시에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양사는 이번 판결 전부터 파운데이션 AI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봄 음성비서 '시리'(Siri)를 전면 개편할 때 제미나이 모델을 애플 서버에서 구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애플은 시리에 AI 기반 웹 검색 기능 '월드 놀리지 앤서스'(World Knowledge Answers)를 탑재할 방침이다. 개인 일정·사진 등 내부 데이터는 자체 모델이 처리하고 클라우드 기반 AI 기능은 제미나이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다. 제미나이가 △웹 검색 △문서 요약 △계획 설정 등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트너십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제미나이 이용자 4.5억~5억 명에 아이폰 이용자(올해 기준 약 14억 6000만 명)를 결합할 수 있게 돼 양사의 AI 생태계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반면 챗GPT·퍼플렉시티·클로드 등 신생 빅테크들은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됐다.
오픈AI·애플 간 전략적 파트너십은 균열이 커질 전망이다.
오픈AI는 최근 애플의 전 디자인 책임자 조니 아이브가 설립한 AI 기기 스타트업 io를 65억 달러(약 9조 원)에 인수하며 하드웨어 영역에서의 애플과 경쟁을 시사했다. 자체 AI 브라우저 '아우라' 출시도 준비 중이다.
퍼플렉시티는 아이폰·갤럭시 등에 AI 브라우저 '코멧'을 기본으로 탑재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구글-애플 동맹 강화로 진입장벽이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클로드·퍼플렉시티 등 게임체인저의 부상이 구글-애플에 유리한 판결을 이끈 상황은 역설적"이라며 "구글-애플이 반독점 판결에서 단기적으론 승리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AI 에이전트 브라우저들이 부상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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