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GPT-5' 개발에 클로드코드 활용하다 차단…딥시크 닮은꼴

앤트로픽 "GPT-5 개발에 클로드코드 직접 활용, 노하우 베껴"
오픈AI "타 AI모델로 안전성 개선은 업계표준, 차단결정 실망"

샘 올트먼 오픈AI CEO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오픈AI가 'GPT-5' 개발 과정에 클로드(Claude) 코드를 무단으로 활용하다 발각돼 앤트로픽으로부터 API 접근을 차단당했다.

올해 초 중국 딥시크 개발자들이 오픈AI의 대규모 데이터를 '증류'(distillation)에 활용하기 위해 API를 통해 데이터를 추출하다 적발돼 논란이 일었는데 오픈AI도 반칙 행위를 답습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IT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최근 오픈AI 기술진이 개발자 API를 통해 클로드를 내부 시스템에 연결해 GPT-5의 코딩·창의적 글쓰기·안전성 테스트 등에 직접 활용한 사실을 확인한 직후 오픈AI의 접근을 차단했다.

오픈AI 홈페이지 갈무리

오픈AI는 개발자 API로 클로드를 내부 도구로 통합한 후 클로드의 작동 방식을 상세히 분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아동 성적 학대물 △자해 △명예훼손 등 민감한 프롬프트를 입력한 후 클로드의 반응을 체계적으로 테스트해 GPT-5의 안전성 메커니즘 개선에 활용했다.

이를 두고 단순한 성능 비교를 넘어 경쟁사의 기술적 노하우를 베끼려 한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앤트로픽의 상업 서비스 약관은 경쟁 제품 개발이나 경쟁 AI 모델 훈련, 서비스 역설계·복제 등에 API를 활용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앤트로픽 대변인은 "클로드 코드가 전 세계 개발자들의 필수 도구가 된 상황에서 오픈AI 직원이 제품 개발에 클로드 모델을 활용했다는 건 놀랍지 않은 일"이라며 "안타깝게도 이것은 명백한 약관 위반"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 웡 오픈AI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는 "다른 AI 시스템을 통한 성능 측정과 안전성 개선은 업계 표준"이라며 "자사 API는 앤트로픽에 여전히 개방돼 있는데 그들의 결정은 실망스럽다"고 반박했다.

오픈AI의 '업계 표준'이라는 입장에 앤트로픽과 업계는 모델 개발 시스템에 경쟁사 기술을 직접 통합한 것은 다른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GPT-5가 '강화된 코딩 능력'을 주요 개선점으로 꼽은 것을 두고 클로드 코드의 기술적 특징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AFP=뉴스1

앤트로픽의 오픈AI 차단 조치는 클로드 코드의 업계 영향력을 각인시키려는 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개발자들은 일반적으로 벤치마크 점수로는 GPT 시리즈가 앞서지만, 실제 코딩 작업 성능은 클로드가 압도적이라고 평가한다.

앤트로픽은 올해 6월 AI 에이전트 코딩 기업인 윈드서프의 API 접근도 차단한 바 있다. 오픈AI가 인수시도(30억 달러 규모)에 나섰다 실패한 윈드서프는 자연어로 명령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코드를 작성해 주는 통합개발환경(IDE) 기능과 개발 의도를 파악해 코드 추천·버그 탐지 등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캐스케이드' 등을 보유했다.

업계 관계자는 "앤트로픽의 오픈AI 접근 차단 조치는 딥시크 사태와 유사한 양상"이라며 "경쟁사 기술을 자사 모델 개발에 활용하는 것을 둘러싼 윤리적·법적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갈등이 촉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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