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인공지능 전도사 삼성, 갤럭시 녹아든 AI

ICT과학부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미국 출장 중 새벽에 기사 마감을 하다 출출함을 느꼈다. 컵라면이라도 먹을까하는 생각에 커피포트를 찾았다. 그런데 일반적인 주전자 모양 커피포트가 아무 데도 없었다.

서랍을 뒤졌더니 처음 보는 기계가 나왔다. 커피 메이커로 추정되긴 했으나 주전자가 달려있지 않았다. 어떻게 물을 끓여야 할 지 감이 오지 않았다. 사람을 불러 물어볼까, 했으나 새벽이라 저어하는 마음이 들었다.

문득 갤럭시 스마트폰의 '써클 투 서치' 기능이 떠올랐다. 기기를 찍어 인식하자 곧바로 구글에서 제품명은 물론, 사용법 동영상까지 검색됐다. 무사히 야식을 먹으며 삶에 스며든 인공지능(AI)의 효용을 체감했다.

이번 갤럭시 언팩에서 삼성전자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폴더블 폰의 하드웨어 혁신이고, 다른 하나는 텍스트 입력을 넘어 시각, 청각 정보까지 동시에 통합적으로 처리하는 '멀티모달 AI'의 진화다.

실제로 갤럭시Z폴드7과 갤럭시Z플립7에 플랫폼 단위로 통합된 구글 제미나이 라이브는 한 발 더 나아간 AI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사용자가 입은 옷을 보고 예정된 스케줄에 어울리는지 판단해 줬고, 음식을 인식하면 같이 먹기 좋은 소스의 레시피를 추천해 주기도 했다.

'스마트폰과 결합된 AI'를 보며 처음으로 AI가 내가 필요할 때 찾는 존재에서, 먼저 내 삶을 세세하게 챙겨주는 존재가 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언팩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갤럭시 AI 제공 기기를 올해 4억 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사양이 지원하는 한, 보급형 기기나 이전 출시 기기들까지도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분명 이는 경쟁사를 적어도 AI 측면에서 압도한 삼성전자가 자사의 강점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도 최신 폰이나 플래그십 기기가 아니어도 AI를 통한 일상의 편리함을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게 되는 일종의 '윈-윈'이기도 하다.

이미 AI로 좀 더 나은 삶을 경험 중인 한 사람으로서 'AI 전도사'가 된 삼성전자의 여정을 응원한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