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하나 둘 셋 짱구야 놀자"…짱구와 한국 웹툰
라인망가, 웹툰 기반 애니메이션 20개 파이프라인 확보 목표
김신배 CGO "우리에게 부족한 건 시간"…웹툰 성공 자신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하나 둘 셋 짱구야 놀자". 연재 35년(방영 33년)된 작품인 '짱구는 못말려' OST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원작자 작고 후에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추억에 멈추지 않고, 자라나는 생명처럼 새로운 말썽들이 탄생한다. 사랑받는 지식재산권(IP)이 가진 힘이다.
200년 된 일본 만화 역사에는 장르적 재미와 메시지가 가득하다. "도망쳐 도착한 곳에 낙원이 없다"는 베르세르크는 운명에 대항하는 생의 처절함을 담았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헬싱은 괴물에 대항하는 건 언제나 인간이라며 사람을 예찬한다.
철학이라는 단어 없이도 삶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있다. 덕분에 일본에서는 만화작가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존중한다. 저작권 인식도 높아 작품에 로고 하나 박히는 것도 엄격하다.
이런 일본을 네이버웹툰(라인망가)이 장악했다. 일본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할 정도다. 작품만으로 승부하며 세로형 웹툰을 일본에 뿌리내렸다.
한국 웹툰 시작을 2000년 8월 천리안 온라인 만화 서비스로 보지만 만화적 역량은 이전부터 쌓아왔다.
용비불패는 상처에 속박당한 자의 고뇌를 얘기했고 최근에는 욕망의 덧없음을 그린 앵무살수, 혈육의 죽음에 삶을 불사르는 광장, 복수의 무게를 짊어진 캐슬 등 명작들이 쏟아졌다. 유미의 세포들 등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기막힌 상상력도 한국 웹툰이 가진 장점이다.
일본의 에토 슌지 작가는 라인망가에서 '나혼자만레벨업'을 접하곤 "기절할 정도로 밤새 봤다"고 했다. 웹툰으로 전향해 '신혈의 구세주', '나만 최강 초월자' 등 일본 현지 웹툰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들어냈다.
격세지감이라는 말도 부족하다. 기저에는 창작자들 노고가 있다.
라인망가는 이달 일본 현지 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개봉한다. 올해만 웹툰 기반 20개 애니메이션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게 목표다.
김신배 라인 디지털 프런티어 최고성장책임자(CGO)는 라인망가에 부족한 하나는 시간이라고 했다. 세기를 뛰어넘는 IP가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건 시간문제라는 의미다. 도망치지 않고 도전한 한국 만화가 도착할 낙원. 머지않았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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