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트리를 꾸며줘'에도 "탄핵"…IT 콘텐츠에 담긴 시민 목소리

방심위, 민주노총 '탄핵 문자 사이트' 삭제 의결…개인 사이트 등장
탄핵 표결 불참 105인 기록한 게임도 등장

'내 트리를 꾸며줘!'의 '대한민국 국회 트리' (서비스 갈무리) 2024.12.09 /뉴스1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거대 소셜미디어(SNS)에서뿐 아니라 정보 기술(IT)을 활용해 비성계엄 사태를 비판하고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내트꾸 개발팀 '산타파이브'는 '내 트리를 꾸며줘!'(내트꾸)에서 '대한민국 국회 트리'를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산타파이브는 소수의 개발자, 디자이너 등으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으로 알려졌다.

내트꾸는 롤링 페이퍼 서비스로 이용자가 트리를 개설하면 링크가 부여된다. 이 링크를 공유받은 사람은 트리에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남겨진 메시지는 12월 25일 성탄절이 돼야 읽을 수 있다. 이 서비스에서는 2021년 첫해에만 252만 명의 이용자가 3697만 개의 메시지를 받았다.

이날 오후 2시에 공개된 '대한민국 국회' 트리에는 약 2시간 만에 600개가량의 메시지가 달렸다. 다른 트리와 달리 대한민국 국회 트리는 12월 25일 이전에도 누구나 볼 수 있다.

트리에는 "대한민국 국민의 소중한 명에 따라 무너진 민주주의를 지켜주세요", "원하는 선물 오로지 하나, 탄핵!" 같은 메시지가 달렸다.

산타파이브는 "국회는 오늘 이 시점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목소리가 가장 절실하게 가닿아야 할 곳"이라며 "산타파이브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국회로 전달하고자 한다"고 했다.

정보 기술(IT)을 활용해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시도는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국회의원에게 탄핵 동참 요구 문자를 쉽게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는 5일 이 서비스를 즉시 삭제하라는 시정 요구를 의결했다.

이에 영감을 받아 개인이 만든 사이트도 등장했다. 이 서비스는 자신이 원하는 문구를 적을 수도 있고 받아보는 사람이 '탄핵'을 금지어로 설정하더라도 'ㅌㅏㄴㅎㅐㄱ'과 같이 우회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능도 탑재했다.

12월 7일 탄핵 표결 불참 의원을 기록한 '평범한 게임' (포스타임 MILKY 계정 갈무리) 2024.12.09 /뉴스1

역할 수행 게임(RPG)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용한 게임도 등장했다.

12월 7일 국회를 배경으로 한 이 게임에서는 회의장의 국회의원이 돼 자리에 앉아 찬성이나 반대를 누를 수도 있고 회의장을 나갈 수도 있다. 찬성을 누르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불법계엄 내란수괴 윤석열은 퇴진하라!"라는 문구가 나온다. 반대를 누르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메시지가 뜬다.

화면 구석을 클릭해 나간다고 하면 '탄핵 투표 불참 105명' 이라고 나오며 7일 탄핵안 투표 당시 국회에 없었던 국회의원의 이름이 나온뒤 "역사가 심판한다"고 출력된다.

이 게임 제작자는 "게임 만드는 데는 30분도 안 걸렸고 플레이타임은 3분도 안 되지만 찬성표를 누르는데는 30초도 안 걸렸을 거고 일제히 일어나서 국회를 나가는데는 3초도 안 걸렸을 것"이라며 "그들이 얼마나 짧은 생각으로 무례한 짓을 저질렀는지 와닿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