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러스트 뗀 클레이튼, '토큰경제' 전면 수정…크러스트는 한은 CBDC 집중
22일 토크노믹스(토큰경제) 수정 방향 발표…투자자 요구 '전향적' 검토
크러스트 해체는 아냐…'CBDC 본부' 남아 사업 지속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클레이튼 운영사 크러스트의 주요 인력이 클레이튼 재단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재단 이동 후 첫걸음으로 클레이튼의 '토큰 경제(토크노믹스)'를 전면 수정한다. 클레이튼은 카카오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그간 카카오 계열사인 크러스트가 운영을 도맡아왔으나 이번 조직 개편으로 클레이튼 재단이 관련 사업을 주도하게 된다.
또 크러스트에 남은 인력은 한국은행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 제기된 '크러스트 해체설'을 일축한 셈이다.
◇조직 개편 후 첫 행보는? '토크노믹스 수정'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클레이튼 사업을 총괄해온 크러스트는 최근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 주요 인력이 클레이튼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본래 클레이튼은 카카오의 싱가포르 계열사 크러스트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원 개발사가 크러스트이지만 지난 2021년까지 클레이튼 관련 사업은 또 다른 계열사이자 국내 기업인 그라운드X가 도맡아왔다. 이후 지난해부터 클레이튼 관련 사업은 크러스트로 모두 이관됐다.
클레이튼 재단은 클레이튼의 운영을 관할하는 곳이다.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운영하기 위해 여느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처럼 재단 형태로 설립됐다. 다만 그동안은 클레이튼 재단이 존재함에도 불구, 클레이튼 관련 사업은 크러스트에서 도맡아왔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이 같은 사업 구조가 전면 개편된 것이다. 앞으로 클레이튼 관련 사업은 클레이튼 재단에서 본격적으로 맡게 된다.
조직 개편 후 사업의 첫 단계로 클레이튼 재단은 '토큰 경제(토크노믹스)'를 전면 수정한다. 토크노믹스란 클레이튼의 가상자산 클레이(KLAY)를 재단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그 방향을 의미한다.
새 토큰 경제 시스템에 대한 거버넌스카운슬 투표는 오는 22일 시작한다. 거버넌스카운슬이란 클레이튼 블록체인의 운영을 담당하는 노드(네트워크 참여자) 그룹으로, 클레이튼은 거버넌스카운슬 일원들의 투표로 블록체인 생태계의 주요 사안을 결정한다.
투표 안건으로 올라올 토크노믹스 계획에는 미유통(리저브) 물량의 처리 방식이 포함된다. 운영사가 보유한 토큰 물량, 즉 리저브 물량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와 관련해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클레이 투자자들은 리저브 물량을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클레이튼 측이 클레이튼성장펀드(KGF) 등을 통해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다수 투자해왔으나, 프로젝트 중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업을 종료한 것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클레이튼 재단은 리저브 물량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그 권한을 크러스트로부터 완전히 위임받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해당 방향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22일 발표될 예정이나, 투자자들의 요구 사항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러스트에 인력 남아 CBDC 주도…카카오 계열사 '가교' 역할도
한편 주요 인력의 이동에도 불구, 일부 인력은 크러스트에 그대로 남을 전망이다. 해당 인력들은 현재 크러스트가 사업자를 맡은 한국은행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작업을 계속 이어간다.
이날 클레이튼 측에 따르면 크러스트의 CBDC 본부는 회사에 그대로 남아 관련 사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김경업 본부장이 이끄는 해당 본부는 지난해 초 그라운드X로부터 CBDC 사업을 이관받은 후, 한국은행과 모의실험을 진행하는 등 사업을 주도해왔다.
또 크러스트는 기존 클레이튼 거버넌스카운슬 멤버인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그라운드X 등 카카오 계열사들과 클레이튼 재단을 잇는 가교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클레이튼 자체는 카카오 계열사인 크러스트로부터 벗어나지만, 거버넌스카운슬에 속한 다른 계열사들은 노드 역할을 그대로 담당할 수 있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은 "재단은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을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크러스트와의 논의를 거쳐 이번 조직 개편을 결정했다"며 "클레이튼 블록체인은 이번 개편을 계기로 더 탈중앙화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커뮤니티와의 신뢰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hyun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