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국감' 고개 숙인 네카오·SK…"3사회동 추진 협의" (종합2보)
[국감초점] '카카오 먹통' 사태에 IT 수장들 고개숙여…"진심으로 사과"
보상 요구엔 협의해 진행…각사별 진실공방 이어져
- 이기범 기자, 정은지 기자, 김승준 기자,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정은지 김승준 이정후 기자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에 대해 이용자들께 서비스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송구스럽다. 직원들이 매뉴얼대로 움직여 빠르게 복구했지만, 그 사이 여러 불편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이해진 네이버 최고글로벌투자책임자)
"(카카오) 정전 사태에 책임을 느낀다.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 먼저 드린다. 피해를 보신 많은 사용자와 저희 고객사 여러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최태원 SK 회장)
카카오, 네이버, SK 그룹 오너들이 '카카오 먹통' 사태에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는 관련 기업 오너들이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자정까지 진행됐다. 증인들은 약 9시간 넘게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으며 사과와 재발 방지를 거듭 약속했다. 또 3사 총수들은 보상책 마련을 위한 회동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실시한 과기정통부 종합감사는 자정무렵 종료됐다.
일반 증인으로는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최태원 SK 회장 △홍은택 카카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성하 SK C&C 대표 등이 채택됐다.
그중 최태원 회장은 불출석 의사를 밝혔지만, 국회에서 고발 조치를 시사하자 이날 오후 8시30분께 국감장에 출석했다.
당초 이날 국감은 오전에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 여파로 파행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여야는 정쟁 대신 카카오 사태에 집중했다.
◇카카오 김범수에 집중된 질의…"돈 아까워 이중화 시스템 안 갖췄나"
카카오 먹통 사태의 중심에 선 김범수 센터장은 이날 의원들의 집중 질의 대상이 됐다. 김 센터장은 국감 내내 손가락이나 볼펜을 만지작거리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하인리히 법칙'을 언급하며 "서버를 분산하고 서비스를 분산하는 컨틴전시 플랜이 없었다"고 "카카오와 같은 대기업이 그런 재난에 대비하는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것은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돈을 많이 벌면서 돈을 아끼기 위해 이중화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것은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IT 쪽에 평생 몸담았던 사람으로 서비스 중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2018년 카카오가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이중화에 대해) 대비를 해왔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준비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유료 가입 여부로 고객을 구분하기 전에 카카오톡 장애에 대해 집중했어야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였다"며 "2018년 (KT) 통신구 화재에 피해 증빙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일괄 지급했던 것처럼 (일괄지급)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김 센터장은 피해 보상에 대해 "유료 서비스는 약관에 따라 약관 이상 보상을 지급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료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어서 피해 사례를 접수하는 대로, 정리되는 대로 피해받은 이용자나 이용자 대표 단체를 포함해 협의체를 만들어서 조금이라도 도움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지난 2018년 KT 통신구 화재처럼 '일괄 지급 보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일괄 지급 등을 포함해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피해 회복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1차 서비스)피해보상 예상액은 400억원"이라고 말했다.
◇이중화 여부 쟁점…카카오 "서버 자동 배포 시스템 없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발자 운영 도구가 이중화가 안 됐다고 했는데, 베어메탈 서버를 쓰느냐"고 질의했다. 베어메탈 서비스는 운영체제(OS)를 포함해 어떤 소프트웨어도 설치돼 있지 않은 하드웨어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홍은택 대표는 "서버가 이중화돼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서버 자동 배포 시스템이 없다 보니 수동으로 일일이 서버를 가동하면서 복구 시간이 지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은택 대표는 "배포 시스템이 판교 데이터센터 안에 있어 가동을 못 했다"며 배포 시스템이 없었음을 밝혔다.
같은 당 이인영 의원도 "카카오 수준이 수동으로 재가동하는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냐며 "무늬만 이중화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이중화해야 하는 것"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 데이터센터의 작업 도구를 이중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SK C&C 전화 안 받았다"…진실공방 이어져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해 SK C&C와 네이버·카카오의 책임 공방이 국감장에서 이어졌다. SK C&C 측은 화재 인지 후 입주사들에 고지를 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으며, 네이버는 사전 고지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성하 SK C&C 대표는 "(네이버에) 전화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전원 차단과 관련해 사전 고지를 안 받은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맞받았다.
양사의 엇갈린 주장은 박완주 의원(무소속)이 카카오 및 네이버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이후 사실관계를 질의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다.
박성하 대표는 "(사고 당일인 15일) 15시23분부터는 (데이터센터 입주자 고객에게) 돌아다니고 뛰어다니면서 고지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SK C&C는 지난 21일 "15일 오후 3시19분 화재 발생 후 4분만인 3시23분 판교 데이터센터 현장에 있는 카카오를 포함한 고객사 직원들에게 화재를 알리며 대피시켰다"며 데이터센터 담당자의 당일 통화기록 화면을 공개했다.
SK C&C가 공개한 통화 내역에 따르면 당일 오후 3시35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2분 뒤인 오후 3시37분 카카오 측에서 먼저 서버 장애 원인에 대해 물었고 이에 화재 경보 사실을 알리며 "확인 중"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카카오의 주요 조치 내역에 따르면 카카오는 당일 오후 3시27분 카카오 서비스 전반에 장애가 발생한 것을 인지하고 13분 뒤인 오후 3시40분~42분 사이에 SK 측에 전화를 걸어 화재 사실을 확인했다.
◇자정까지 지속된 국감, 오너들도 오후 11시38분 퇴장
3사 총수들은 보상 대책을 위한 회동을 추진해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세 분이 모여 문제를 풀 생각이 있냐"고 묻자 이해진 GIO, 김범수 센터장, 최태원 회장은 회동을 "추진해보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국감은 오후 11시54분까지 진행됐다. 카카오 사태와 관련된 증인들은 이날 오후 11시38분에 국감장을 퇴장했다. 이들은 퇴장 전에도 이번 사태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최태원 회장은 "다시 한번 이런 사태가 원인이 된 화재 사고를 내서 대단히 국민께 죄송하다"며 "재발 방지는 물론이고 서비스 전반 점검해서 일이 커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범수 센터장은 "이번 사태 엄중한 책임 있게 카카오가 더 나은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뀔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삼고 앞으로는 서비스의 안정성, 문어발 확장이나 필요치 않은 부분에 대한 투자 등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서 조금이나마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진 GIO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 인프라가 더 단단하고 고도화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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