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신드롬]④플랫폼공룡의 양면…하청기지 논란에 망사용료 문제 남아

넷플릭스 IP 독점 계약에 콘텐츠 하청기지 논란 일어
망 사용료 문제도 공회전…국회에 관련 법안만 7건 발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주연 배우 이정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마이크로소프트 시네마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남우 주연상을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글로벌 플랫폼은 K-콘텐츠가 일부의 '한류'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하나의 작품으로 온전히 인정받는 데 기여했다. '강남스타일'은 유튜브, 에미상 6관왕에 오른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를 통해 한류의 바깥에 있던 영미권으로 뻗어나갔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이 콘텐츠 하청기지로 전락했다는 우려와 함께 망 사용료 문제도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오징어게임' 성공의 이면…IP 독점 계약 문제 불거져

한국이 콘텐츠 하청기지로 전락했다는 논란은 수익 배분 문제에서 나온다. 콘텐츠 저변이 확대되는 효과는 분명하지만, 콘텐츠가 갖는 파급 효과는 대부분 플랫폼이 누린다는 얘기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사와의 계약 관계에서 불투명한 정보 공개, 수익 배분 문제로 지적받아 왔다. '오징어게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9월17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된 '오징어게임'은 공개 26일 만에 1억1100만 가구에서 시청한 것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초 공개돼 28일 동안 8200만명이 본 '브리저튼'보다 단기간에 넷플릭스 역대 최다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의 가치를 약 9억달러(약 1조원)로 보고 있다. 제작비로 2140만달러(약 253억원)를 들인 점을 감안하면 약 40배 이득을 본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흥행에도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독점하며, 별도 러닝 개런티 없이 제작비의 110% 정도만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익 배분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도 거들었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당시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 망 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한 계약(표준계약서 등)에 대해서도 챙겨봐 달라"고 말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한국의 창작자들이 만든 콘텐츠 성공은 우리가 과거 예상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 추가 수익 배분을 논의 중"이라며 "상업적 논의이고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하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징어게임'을 제작한 황 감독 역시 넷플릭스의 IP 독점 계약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이에 넷플릭스는 지난 6월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을 발표하며 "이번 합의에는 시즌2 제작은 물론, 전 세계의 사랑을 받은 시즌1의 성공에 대한 보상 등 상호이익에 부합하는 만족스러운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시즌1의 성과를 고려한 인센티브가 지급된 형태지만, IP 공유나 러닝 개런티가 보장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배우 박은빈이 지난 8월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CGV에서 진행된 ENA채널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마지막회 시청자 단체관람 이벤트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이 동시에 있는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 작품이다. 2022.8.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국내 제작사들은 대안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제작한 에이스토리는 넷플릭스를 유통 채널로 활용했지만, IP를 넘기진 않았다. 국내 방영권은 ENA 채널, 해외 방영권(중국 제외)은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고 IP는 제작사가 갖는 방식으로 웹툰, 굿즈 등 다양한 부가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을 제작한 에이스토리는 넷플릭스에 IP를 넘겨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진행형 '망사용료 문제'…관련 법안만 7건

막대한 트래픽을 일으키는 OTT 플랫폼이 야기한 망 사용료 문제도 출구를 찾지 못한 채 공회전하고 있다.

망 사용료 문제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CP)들과 망 사업자(ISP)들의 갈등으로 불거졌다. 특히 고화질 영상 콘텐츠로 인해 이전과 달리 글로벌 CP가 망 전체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하면서 통신 업계를 중심으로 이들이 망 비용 부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를 놓고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지난해 11월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현재 국회에는 망 사용료 관련 법안만 7건이 발의돼 있다. 글로벌 CP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국내 ISP와 망 사용료 계약을 의무적으로 체결하게 하는 내용 등을 담았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해당 법안들은 쟁점 법안으로 분류되면서 국회는 지난 4월 법안소위에 상정된 망 사용료 법안 의결을 보류하고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기업 간 자유 계약 원칙, ISP와 CP 간 첨예한 의견 대립,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 여러 복잡한 사안을 따져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놓고 관련 업계 및 학계에서는 규제를 통한 시장 개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과 시장이 실패한 상황이기 때문에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올해 국정감사 이슈로 망 사용료 문제를 들며 입법을 통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소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통신사업자와의 관계에서 소규모 콘텐츠 사업자의 협상력이 약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콘텐츠 사업자 등 부가통신사업자의 의무가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거대 부가통신사업자의 등장, 트래픽 이용량 증가 등 변화하는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전기통신사업법'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