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전기자전거 신사업으로"…공유킥보드 '생존 돌파구' 찾기 안간힘

해외 진출·화물 사업·전기자전거 도입 등 사업 다각화
한국PM산업협회 "퍼스널모빌리티 위한 면허 신설 필요"

최근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25일 대전 유성구 충남대학교 앞에서 유성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전동킥보드 헬멧 착용 캠페인을 하고 있다. 2022.5.25/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국내 규제로 사업 확장이 어려워진 공유킥보드 업계가 해외 진출에 나서거나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전기자전거로 서비스를 확대하며 생존 전략 마련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규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라스트마일을 책임지는 퍼스널모빌리티 산업이 고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모빌리티 산업이 발전하면서 대두되는 MaaS(모든 이동 서비스를 하나로 모으는 것) 전략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사업 위축되자 해외·신사업으로 눈 돌리는 업계

국내 퍼스널모빌리티 업계는 국내 규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유킥보드 '스윙'을 서비스하는 더스윙은 지난 7월 국내 업계 최초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일본의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면허 필수 조항과 헬멧 의무화 조항이 삭제돼 공유킥보드 사업을 펼치기 좋은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더스윙은 이미 헬멧 의무화가 폐지된 일본에서 초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면허 의무화는 빠르면 연내 시행될 예정이다. 회사는 일본에 자회사를 꾸리고 현재까지 약 500대의 공유킥보드를 투입했으며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올해 6000대까지 운영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또 다른 공유킥보드 '디어'를 서비스하는 디어코퍼레이션은 지난 3일 화물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사업으로의 진출을 밝혔다. 공유킥보드 가맹사업을 펼치며 확보한 △정산 관리 △수요 예측 △가격 조정 등의 솔루션 역량을 화물 산업에 적용하겠다는 포부다.

디어코퍼레이션은 해당 서비스 개발을 통해 화물 운송을 의뢰하는 '화주'와 화물차로 물건을 운송하는 '차주' 사이를 연결하는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김춘수 울산시 교통건설국장(왼쪽)과 이성원 (주)카카오모빌리티 파트장이 30일 오전 울산시청 햇빛광장에서 '전기 공유자전거(카카오 T 바이크)'를 타고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2019.8.3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PAS 전기자전거, 면허 필요없어 대안으로 떠올라

이처럼 공유킥보드 업체들이 해외로 떠나거나 신사업을 펼치는 이유는 국내 공유킥보드 규제 때문이다. 지난해 5월13일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공유킥보드 이용자는 △무면허 운전 △헬멧 미착용 △2인 탑승 등이 금지됐다. 그중에서도 헬멧 의무화 조항은 공유킥보드 이용자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규제를 버티지 못한 외국계 기업들도 한국을 떠나고 있다. 글로벌 공유킥보드 라임이 지난 6월 국내 사업을 철수했으며 지난해에는 독일 기업 윈드모빌리티가 서비스하는 '윈드'도 짐을 쌌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뉴런모빌리티는 지난해 12월 이후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기업들은 공유킥보드보다 규제가 느슨한 전기자전거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도로교통법상 퍼스널모빌리티의 기준이 △전동킥보드 △전동이륜평행차 △전동기의 동력만으로 움직이는 자전거로 규정되면서 페달의 힘과 전기 모터가 함께 작동하는 'PAS 전기자전거'를 도입하는 것.

PAS 전기자전거는 퍼스널모빌리티가 아닌 자전거로 분류되기 때문에 면허가 필수로 요구되지 않는다. 헬멧 착용은 의무지만 위반 시 범칙금이 부과되지 않아 이용자 확보 측면에서도 공유킥보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6월15일 창립총회를 개최한 한국퍼스널모빌리티(PM)산업협회ⓒ 뉴스1

◇업계 "퍼스널모빌리티만을 위한 면허 필요…법안 개정해야"

하지만 업계는 공유킥보드 규제 해소를 위한 법안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미래의 퍼스널모빌리티는 전동킥보드가 아닌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는데 현행 퍼스널모빌리티 법으로는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퍼스널모빌리티 기업 11곳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PM산업협회는 4일 입장문을 내고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일명 '퍼스널모빌리티(PM) 면허법'의 조속한 법안 통과를 요청하기도 했다.

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퍼스널모빌리티 운전을 위해서는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를 취득해야 하는데, 면허 취득을 위한 시험 내용 대다수가 소형 오토바이 등에 해당하는 내용이라 퍼스널모빌리티 운전 능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전용 면허 신설을 촉구했다.

한편 한국PM산업협회는 지난달 업계의 개선 요구사항을 담은 내용을 규제개혁위원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구사항에는 △퍼스널모빌리티 전용 면허 신설 △공유킥보드 견인 기준 마련 △헬멧 의무화 재검토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해외에서는 전체 이동수단의 5~10%를 라스트마일 모빌리티가 해결하는 등 좋은 사례가 많다"며 "퍼스널모빌리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법안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