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오래하면 중독이고, 드라마는 하루종일 몰아봐도 괜찮고?"(종합)
"콘텐츠 이용한다고 '중독' 붙이는 건 게임밖에 없다"
"게임 과몰입, 대부분 1년 내 완화…과도한 우려 지양해야"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콘텐츠 이용량을 갖고 중독을 이야기하는 건 게임밖에 없다. 드라마는 '빈지 워치'(binge-watching·몰아보기)가 유행인데 왜 게임은 오래하면 중독인가?"
게임 이용 장애(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느냐는 우리 사회의 해묵은 갈등을 두고 '게임 중독'이라는 단어 자체가 모순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게임 중독'이란 단어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만들어낸 단어일 뿐, 그 어디에도 정의되어 있지 않다는 것.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게임 중독'이라는 유령과 싸우고 있다"고 표현하며, 게임 과몰입을 '질병'으로 분류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 게임 과몰입, 1년 내 사라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는 15일 오후 광화문 CKL 11층 컨퍼런스홀에서 '게임이용자 패널 연구·임상의학 코호트 연구 2개년 연구결과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조문석 한성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게임 과몰입 행동은 대부분 1년 안에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의한 게임 중독 기준인 "과몰입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와 정면으로 맞서는 연구 결과다.
조 교수 연구팀이 한국인의 게임행동유형을 2년에 걸쳐 분석한 결과, 아동·청소년(표본 1020명)의 경우 연구 1차년도에 과몰입군에 포함된 응답자 중 2차년도에도 과몰입군에 남은 응답자는 없었다. 과몰입군 이용자는 모두 일반이용자군(48.%), 선용군(13.3%). 과몰입 위험군(38.3%)으로 이동했다.
성인(표본 753명)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성인 이용자는 과몰입군에 남은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다른 게임 행동 유형으로 이동했으며, 특히 일반이용자군과 선용군으로의 이동 비율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게임 과몰입 형태는 특정 게임에 대한 일시적인 몰입이며 특정 콘텐츠, 취미 생활에 대한 몰입 경향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 우리는 '게임 중독'이란 유령과 싸운다
업계 전문가들은 조 교수의 연구 결과에 대해 "당연한 이야기다"고 입을 모았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은 "우리가 당구를 처음 시작하면 실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고 우스갯소리로 천장이 당구대로 보인다는 이야기도 한다"며 "이후 당구 실력이 늘면 자연스레 시간을 조절한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과몰입이 1년 내에 대부분 정상화된다는 연구 결과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다"면서 "왜 이같은 연구 결과가 시작됐는지를 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게임 중독 및 게임 과몰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게임 중독'에 대한 정의를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실체가 없고, 정의가 없다는 건 우리 사회가 유령과 싸우고 있다는 이야기며 전문 용어로 '지식 착각'이라고 말한다"면서 "정말 게임 중독과 과몰입이라는 게 존재하느냐는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 게임 오래해 중독이면, 드라마 몰아보기는?
금현수 한국콘텐츠진흥원 책임연구원도 우리 사회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 연구원은 "콘텐츠 이용량을 두고 중독을 이야기하는 건 게임밖에 없다"며 "드라마의 경우 OTT(온라인동영상플랫폼)의 등장으로 빈지 워칭(드라마 몰아보기)가 유행인데, 왜 게임에만 중독을 붙이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 사회가 아직도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면서 "정말 게임을 오래 한다고 중독, 과몰입, 이용장애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를 질병 코드로 등록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개정하는 2025년까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등재할 지 결정해야 한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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