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發 후폭풍' 멜론도 요금 인상…'카톡'은 아웃링크 유지

이달부터 앱 삭제 공언한 구글…'멜론'도 결국 10% 가격 인상
카카오톡, 구글이 제한한 아웃링크 방식의 웹 결제 유지

카카오가 카카오톡 앱 내에서 구글이 제한하고 있는 아웃링크 방식의 웹 결제를 유지하는 모습. (카카오톡 앱 갈무리)

(서울=뉴스1) 이기범 이정후 기자 = 구글이 지난 1일부터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강행하면서 인앱결제 정책을 수용하는 미디어·콘텐츠 서비스의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1위 음악 스트리밍 앱 멜론 역시 안드로이드 앱 내 이용권 결제 가격을 10% 인상하기로 했다. 그러나 카카오톡의 경우 구글이 정책상 금지한 앱 내 아웃링크 방식의 웹 결제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구글의 대응에 따라 인앱결제 문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1위 음원 플랫폼 멜론까지 구글發 가격 인상

8일 업계에 따르면 멜론은 오는 29일부터 안드로이드 앱 내 이용권 가격을 올린다. 멜론 측은 "구글 정책에 의거한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적용으로 부득이하게 안드로이드 앱 내 멜론 이용권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멜론 이용권 8종의 가격은 Δ모바일 스트리밍클럽 6900원→7600원 Δ스트리밍클럽 7900원→8700원 Δ스트리밍 플러스 1만900원→1만2000원 ΔHi-Fi스트리밍 1만2000원→1만3200원으로 올랐다.

원스토어 등 다른 앱마켓에서 내려받은 앱과 웹 결제의 경우 기존 가격을 유지한다.

멜론 관계자는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적용에 따라 부득이하게 안드로이드 앱 내 멜론 이용권 가격을 6월29일부터 인상할 예정"이라며 "멜론 PC웹과 모바일웹에서는 인상 전 가격으로 이용권을 구매할 수 있으니 웹 환경에서 매달 자동 결제되는 이용권을 구매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멜론 정기결제 이용권 가격 인상 (멜론 공지사항 갈무리)

구글은 지난 4월1일부터 '아웃링크' 등의 외부 결제 방식을 금지하고 '인앱결제'(수수료 최대 30%) 또는 '인앱결제 제3자 결제방식'(수수료 최대 26%)만 허용하는 결제 정책을 시행하면서 해당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앱에 대해 업데이트를 금지했다. 이달 1일부터는 구글플레이에서 삭제 조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미 웨이브·티빙 등 국내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플로, 네이버 바이브 등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 등 웹툰 서비스들은 구글 정책에 맞춘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해당 수수료를 반영한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지니뮤직은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며, NHN 벅스는 요금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을 검토하고 있다.

◇아웃링크 막겠다는 구글, 유지한 카카오톡

관련 업체들은 '웹 결제'를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웹 결제 시 인앱결제에 따른 수수료 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기존 가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자동 충전 방식의 웹 결제를 유도해 구독 서비스가 갖는 '록인 효과'(Lock-in·묶어두기)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구글은 "개발자는 앱 내에서 이용자를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이 아닌 결제 수단으로 유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며 앱 내에서 웹 결제로 연결되는 경로를 정책적으로 막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카카오가 카카오톡 앱 내 이모티콘 구독 서비스의 웹 결제를 유도하는 아웃링크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양사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3일부터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의 안드로이드 앱 내 결제 가격을 월 4900원에서 5700원으로 올렸다. 이후 지난달 해당 서비스를 놓고 웹 결제를 유도하는 프로모션에 나섰다. PC와 안드로이드 앱 양쪽을 통해 "월 3900원으로 구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등의 문구를 담은 팝업 배너를 적극적으로 띄워 웹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기존보다 1000원 할인된 가격도 적용했다.

구글이 공언한 앱 삭제 시작 일로부터 일주일이 지났지만, 카카오는 여전히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의 결제 페이지에서 웹 결제 방식을 유도하는 아웃링크를 띄우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달 카카오톡 앱 내 웹 결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모습. (카카오톡 앱 갈무리)

카카오톡 결제 페이지에는 "웹에서는 월 3900원의 가격으로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웹에서 구독하려면 '이곳'에서 계속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표시되며, '이곳'을 누르면 바로 웹 결제 페이지로 이동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최소 6월 이전에라도 이용자에게 기존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웹 결제 링크를 추가해서 지난 5월 말 업데이트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아웃링크 제한 정책에 대해선 "구글에서 공식적으로 아웃링크를 빼라고 연락 온 건 없다"고 말했다.

인앱결제강제금지법 주무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의 웹 결제 아웃링크 제한 행위의 위법 소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전문가 자문단에서는 앱마켓 사업자가 자사 결제 방식 외 다른 결제 방식을 허용했다면 아웃링크 결제 방식 사용 제한을 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과 앱 마켓 사업자가 허용한 제3자 결제 방식을 개발사가 원하지 않는 경우 실질적 선택권이 부여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어 법률 위반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의견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구글이 카카오톡 앱을 구글플레이에서 삭제할 경우 어떻게 될까. 방통위 관계자는 "판단을 해봐야 하는 사항"이라면서도 "법상 금지 행위 위반의 경우 업체가 직접 신고하지 않아도 인지를 통해 제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