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SKT, '한국판 로블록스' 500억 투자…'SK표 메타버스' 강화(종합)

게임 개발사 해긴에 500억원 공동투자…AI+메타버스 사업 강화 차원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의 네 번째 투자

SK스퀘어와 SK텔레콤이 게임사 '해긴'에 500억원을 공동 투자했다고 6일 밝혔다. 한국판 '로블록스'로 불리는 해긴의 '플레이투게더' 이미지 (SKT 제공)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SK스퀘어와 SK텔레콤이 한국판 '로블록스'에 500억원을 공동 투자했다.

지난해 7월 통신업계에서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선보인데 이어 올해 자체 암호화폐(가상자산)까지 내놓을 예정인 SK스퀘어와 SK텔레콤의 'SK표 웹3.0' 서비스 대응 전략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한국판 '로블록스'에 500억원 공동 투자

SK스퀘어와 SK텔레콤은 6일 글로벌 게임 개발사 해긴에 각각 250억원씩 총 500억원을 공동 투자한다고 밝혔다. SK ICT 계열사는 이번 투자로 해긴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전략적투자자(SI)로서는 최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해긴은 컴투스를 창업한 이영일 대표가 2017년 9월 설립한 회사로 현재 총 4개의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기존 누적 투자 유치금은 1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유니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한국판 '로블록스'로 불리는 '플레이투게더'가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1억건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플레이투게더'는 메타버스 요소를 갖춘 30여 종의 실시간 미니 게임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최근 최대 일일 이용자 수(DAU)가 4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국내 이용자만 놓고 봤을 때 네이버 '제페토'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국판 '로블록스'로 불리는 '플레이투게더' 플레이 화면 (SKT 제공)

◇'넥스트 플랫폼' 투자 확대…SK스퀘어 네번째 투자

SK ICT 계열사는 AI,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을 넥스트 플랫폼으로 꼽으며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스퀘어로써는 이번이 네 번째 투자다. SK스퀘어는 지난해 11월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된 투자 전문 회사다. 출범 이후 가상자산거래소 코빗(873억원), 3D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80억원), 국내 최대 농업혁신 애그테크(Ag-tech) 기업 그린랩스(350억원)에 총 1303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SK ICT 패밀리가 보유한 메타버스, 멤버십·포인트 서비스와 암호화폐를 연계해 블록체인 기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SK스퀘어는 관계사들과 함께 올해 2분기까지 암호화폐 백서를 공개, 3분기 중 암호화폐를 발행해 SK ICT 서비스와 SK텔레콤 메타버스 서비스인 '이프랜드'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이번 해긴 투자는 SK스퀘어 입장에서 네 번째 투자로, SK텔레콤이 올해 내놓을 AI 서비스, 이프랜드 쪽에서 시너지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사업 계획을 짜서 투자한 것"이라며 "해긴의 기업가치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사업 협력은 물론 투자 전문 회사로서 수익화 측면에서 나쁠 게 없다 판단했다"고 밝혔다.

◇AI+메타버스, '아이버스' 경쟁력 강화

SK텔레콤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아이버스' 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AI 컴퍼니로 전환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하며 구독·메타버스·AI 에이전트 등 3대 서비스 중심 아이버스를 사업의 한 축으로 내세우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서비스 이용자가 좀 더 많은 재미를 느끼고 몰입도 있게 오랜 시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게임 콘텐츠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양사 서비스 간 아바타, 공간 등을 공유하고 공동 이벤트를 개최하는 '멀티버스' 개념의 협력도 이뤄질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블록체인 기반 가상 경제 시스템을 연계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를 통해 연내 AI 에이전트 서비스 출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해당 서비스는 가상세계에서 자신을 대신하는 AI 에이전트가 캐릭터 또는 아바타 형태로 제공돼 새로운 경험과 학습을 하면서 자신의 분신처럼 기능하는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의 AI 조직인 '아폴로TF'를 중심으로 대화형 AI 서비스에 대한 사내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지난달 29일 전사 타운홀 미팅을 통해 아이버스 사업 구상을 밝혔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 참석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2월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W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3.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SK텔레콤은 해긴의 글로벌 게임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AI, 메타버스 서비스의 글로벌 진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현아 SK텔레콤 AI&CO 담당은 "글로벌 게임사와의 협력이 SKT 아이버스(AI-VERSE) 서비스의 경쟁력 강화 및 글로벌 진출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해긴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AI 서비스를 한층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류병훈 SK스퀘어 MD(Managing Director)는 "SK스퀘어의 넥스트 플랫폼 투자로 SK ICT 패밀리의 미래 사업 시너지를 견인하고 웹3.0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며 "사업의 성장과 동시에 재무적 성과를 달성함으로써 SK스퀘어의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데 방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