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식♡김다미' 아찔 로맨스…네이버가 드라마를? 웹툰도 아니네?
'IT 공룡' 네이버 드라마 '그 해 우리는'…넷플릭스서 호평
네이버, 234억원에 콘텐츠 제작사 인수…'드라마·영화' 힘 싣는다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지난 6일부터 방영된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이 시청자 입소문을 타고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배우 최우식과 김다미가 보여주는 달달한 로맨스에 한 자릿수 시청률(4%)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 드라마의 진가는 TV보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서 나타난다.
27일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그해 우리는'은 한국 넷플릭스 톱 10 콘텐츠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개봉 초기에는 1위까지 올랐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가 IT기업 '네이버'라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검색 포털' 기업으로 알고 있는 네이버가 드라마까지 만든다는 이야기다.
◇ 'IT 공룡' 네이버, 드라마도 직접 만든다
'그해 우리는'은 청춘 다큐를 가장한 아찔한 로맨스 드라마다. 주연 배우는 영화 '기생충'에서 이름을 알린 최우식,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출연한 김다미다.
눈여겨 볼 부분은 해당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N. 이 회사는 네이버웹툰의 자회사로 웹툰의 '영상화'를 위해 지난 2018년 설립됐다. 회사가 보유한 웹툰 지식재산권(IP)을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실제 스튜디오N이 지난 3년간 제작한 드라마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OCN '타인은 지옥이다'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 △tvN '여신강림' △넷플릭스 '스위트홈' △JTBC '알고있지만' △tvN '유미의세포들' 등이 있다.
하지만 드라마 '그해 우리는'은 웹툰 원작이 아닌 직접 스토리까지 만든 첫 오리지널 작품이다. 스튜디오N이 한 단계 도약을 이뤄낸 셈이다.
◇ 스튜디오N, 웹툰-드라마 동시 연재중…"발상의 전환"
사실 드라마 '그해 우리는'이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작품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현재 네이버웹툰에 '그해 우리는-초여름이 좋아'라는 제목의 웹툰이 연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네이버웹툰이 시도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 드라마가 주인공들의 20대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웹툰은 주인공들의 10대 이야기를 담고 있는 '프리퀄' 작품이다. 프리퀄은 오리지널 작품에 선행하는 사건을 담은 속편을 뜻하는 용어다.
스튜디오N 관계자는 "그동안 선 웹툰, 후 영상화 순서로 이루어진 것과는 달리 '그 해 우리는'은 드라마와 웹툰을 동시에 연재하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며 "멀티플랫폼 콘텐츠 기획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어보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튜디오N을 이끌고 있는 권미경 대표는 △CJ ENM 한국영화 마케팅 실장 △월트디즈니코리아 스튜디오 마케팅 이사 △CJ ENM 한국영화사업본부장을 역임한 영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권미경 스튜디오N 대표는 "앞으로 스튜디오N은 웹툰 원작 드라마라는 전형에서 벗어나 원천 지식재사권(IP)의 가능성을 확대하는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네이버, '콘텐츠' 사업에 힘 싣는다
한편, 지난 22일 네이버웹툰은 시각특수효과(VFX) 기업 '로커스'를 234억원에 인수했다. 로커스는 광고,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하는 종합 문화 콘텐츠 기업이다.
이는 네이버가 자체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네이버가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배경에는 '콘텐츠' 사업 역할이 상당했다. 콘텐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0.2%, 전분기 대비 27.2% 증가한 1841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네이버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함에 있어서 콘텐츠 사업에 상당한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글로벌 영상 사업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해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웹툰·웹소설을 기반으로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미 콘텐츠 100개 이상을 영상화하는 프로젝트가 왓패드 스튜디오를 통해 진행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오징어게임, 지옥 등 한국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흥행한 만큼 네이버의 영상 콘텐츠가 글로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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