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플랫폼 국감'…플랫폼에 '골목상권·수수료' 해결 과제 안겼다

'플랫폼 경제' 도래→고속성장한 플랫폼…여야 "제대로 역할하라" 한목소리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21.10.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영향력이 커진 국내 플랫폼 기업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과도한 수수료 부과 문제에 휘말린 가운데, 6개 상임위원회 모두 플랫폼 기업 대표자를 증인으로 채택하며 '플랫폼 국정감사(국감)'가 뜨겁다.

국내 플랫폼 기업은 구글 등 글로벌 IT 공룡으로부터 자국 시장을 보호하며 이용자 편의성 증대를 꾀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플랫폼 국감을 통해 여·야할 것 없는 맹공이 집중되며 '골목상권과의 상생', '올바른 플랫폼의 역할'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편리한 만큼 쉬운 독과점"…플랫폼의 '양면' 국감 도마 위

이번 국감에서 주목을 받은 인물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다. 최근 카카오를 중심으로 '플랫폼 기업의 거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김 의장은 3년 만에 국감장에 섰다.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나선 김 의장은 의원들의 카카오 골목상권 침해 논란 지적에 "논란을 일으킨 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제게 있으며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 의장은 플랫폼이 가진 양면을 인정하며 카카오를 둘러싼 지적을 수용하고 고치겠다고 단언했다. 김 의장은 "플랫폼은 빛과 그림자가 있다"며 "빛은 자본이 없어도 배경이 없어도, 기술이 모자라도 큰 흐름의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카카오는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꽃 배달 등)을 절대로 하지 않고, 오히려 골목상권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도 플랫폼 비즈니스는 광고 비즈니스보다 진화된 경제모델이고, 우리도 이쪽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첨언했다.

카카오는 '스마트 호출'(카카오택시 빠른 호출 서비스) 수수료 인상으로 독과점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도 다시 들여다보며 상생안을 찾겠다고 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무위 국감에서 김 의장에게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는 수수료율을 20% 받고, 가맹하지 않은 택시에 대해서는 프로멤버십이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서 경쟁 업체를 없애고,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서 가격을 올리는 것이 전형적인 독과점 행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파트너와 이익을 공유해야 하는데 카카오택시는 이 과정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초기 단계인 현재 여러 (상생) 실험을 하고 있는데, 파트너들과 협의해서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류긍선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 5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근 추진한 전화콜 대리운전 업체 두 곳의 인수를 철회하겠다"고 밝히는 등 의원들의 집중 추궁에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골목상권 침해·생태계 파괴 논란에…"상생안 찾겠다"

김 의장은 정무위 국감에 이어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감장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산자중기위 국감장에서는 카카오가 문구 소매업까지 진출했다며 골목상권 침해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 의장은 "제가 생각해도 이(문구 소매업 등) 부분은 옳지 않은 것 같다"면서 "(의원들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철수 방향을 최고경영자(CEO)들과 논의하겠다"고 답변했다.

산자중기위 국감에서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이 운영하는 'B마트'가 동네 마트 수요를 잠식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B마트는 도심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배달앱으로 주문한 생필품·식품을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배달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다.

의원들은 "슈퍼마켓과 편의점 이용자들이 B마트로 빠져나갔다"고 질책하며 "B마트의 등장으로 편의점이 도산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B마트가 시장 잠식으로 이어졌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B마트의 성장은 비대면 사회 이후 어쩔 수 없이 일어난 현상이라 편의점, 동네 소규모 마트 업체가 배민 플랫폼에 입점해 고객을 만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오른쪽)와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2021.10.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플랫폼이 골목상권만큼 건강한 창작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체위 국감장에 참고인으로 선 김동훈 웹툰작가노동조합위원장은 "1000만원의 수익이 나면 거대 플랫폼이 30~50%를 떼어간다. 30%라고 가정했을 때 남은 700만원은 메인작가와 제작사가 다시 나누는데, 메인 작가는 글작가, 보조작가와 또 나눠야 해서 최저 생계비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2차 저작권에 대해서도 작가들이 권리 보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날 '건강한 웹툰 창작 생태계를 위해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이들은 플랫폼이 콘텐츠 생태계를 키우고 있는 시점에서, '생존'을 위해 수수료 부과는 부득이하다고 항변했다.

실제 '편의성'을 내세워 일상에 자리 잡은 플랫폼을 무작정 내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수료'가 주요 수익모델인 플랫폼 기업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다만 카카오를 포함한 플랫폼 기업은 더 많은 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수수료 방안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례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대리 수수료율을 20% 이상 올리지 않기로 했다.

김 의장은 산자중기위 국감에서 "저 스스로도 그렇고 카카오 공동체 내부의 수많은 최고경영자(CEO)도 플랫폼의 성공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다"며 "내부적으로 이야기를 많이 했고, 추가 상생방안과 신속하게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플랫폼이 활성화될수록 수수료율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향을 확실히 정했다"고 부연했다.

hway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