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플라자·거성·TLX' 韓 뒤집은 '폰지'들…머지는 다른 길 갈까
피해액만 수십억~수백억원대…믿었던 소비자들 큰 손해
"환불 진행 중"이라는 머지포인트, 다른 결말 나올 수 있을까
-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모바일 할인 플랫폼 머지포인트에 대한 '먹튀' 의혹이 제기되며 과거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폰지사기'들도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폰지사기란 높은 수익을 약속한 뒤, 이에 이끌려 모인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가입자에게 수익을 제공하다 투자금을 떼먹는 방식의 사기를 말한다. 국내에서도 하프플라자, 거성모바일, TLX 패스(PASS) 등의 사례가 있다.
◇'반값 할인' 하프플라자, 돌려막기 하다 결국 피해액 300억원 발생
하프플라자 사건은 추정 피해자 15만명, 피해액 300억원이 발생한 국내 인터넷 쇼핑몰 최초의 대형 폰지 사기 사건이었다.
인터넷 쇼핑몰이 난립하던 지난 2002년 8월 문을 열었던 하프플라자는 컴퓨터 및 가전제품, 화장품 등을 '반값'에 판매한다면서 소비자를 모았다. 배송이 안될 경우 2배를 환불하고, 재고가 없을 경우 1.5배 환불해준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이같은 파격적인 조건을 바탕으로 하프플라자는 문을 연 지 4개월만에 30만명이 넘는 회원을 모으고 국내 인터넷 쇼핑몰 8위까지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배송 기간이 한 달 정도 걸릴뿐, 실제 물건이 도착한 사람들도 있어 큰 의심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배송 지연이 장기화돼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결국 사기라는 점이 밝혀졌다. 하프플라자 측은 뒤에 가입한 회원들이 물건을 주문하고 입금한 돈으로 먼저 구매한 사람들의 제품을 일부 보내는 방식의 폰지사기라는 점이 드러났다.
이에 하프플라자 측은 초기에 일부 소비자들에게 환불을 해줬지만,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환불을 돌연 중단하며 결국 대량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페이백' 이용한 거성모바일 사태…약속한 돈 입금 대신 '발뺌'
지난 2012년 휴대폰 유통업계를 강타한 '거성모바일 사태'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휴대폰을 일반적인 가격에 판매한 뒤 추후 현금을 구매자의 계좌로 입금시켜주는 할인 방식인 '페이백(보상환급)'으로 인한 피해자가 나온 사건이었다.
거성 모바일은 고가의 페이백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영업했으나, 너무 큰 액수의 페이백에 일찌감치 관계자들은 '폰지사기'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할인 금액을 명기하거나 언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판매공지 게시물의 '빨간 글씨 개수'만큼 페이백 액수를 정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계속했다. 해당 빨간 글씨의 내용은 '현금 지급은 절대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결국 페이백이 입금되지 않으면서 해당 사안은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법원은 해당 사안에 대해 형사에서는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줘 거성모바일 운영자에게 2년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민사에서는 계약서상 내용에 문제가 없고, 페이백은 불법이라는 것을 원고(피해자들)가 알고 있었다는 점을 들어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결국 2만여명의 피해자들은 150억원으로 추정되는 피해를 돌려받지 못한 셈이다.
◇피트니스 플랫폼 TLX패스, 환불한다더니 결국 '회생 신청'
제휴된 전국 4000여개 헬스클럽·요가원·마사지샵·네일샵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 플랫폼 서비스 'TLX패스' 역시 폰지사기 의혹을 받고 결국 중단된 서비스다.
지난 2016년 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지난 2017년 정식서비스를 시작했고 유명 영화배우 등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단기간에 5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과도한 할인율로 사업 지속성이 의심을 받아온 TLX 패스는 결국 지난 2019년부터 제휴 업체들에 대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한 것이 드러났다.
당시 TLX패스 측은 '투자금 입금이 늦어져 현금 유동성이 떨어졌고, 최대한 빨리 환불·미지급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결국 회원들의 환불이나 대금 지급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TLX 패스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TLX패스는 현재 넷마블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에브리핏'이 인수 중으로, 가입자 및 가맹점은 에브리핏을 통해 보상을 받게될 전망이다.
◇20% 할인으로 급성장한 머지포인트, '먹튀' 의혹에 "환불 진행 중"
'20% 할인'을 내세워 100만명의 누적가입자를 모으고 1000억원 이상의 바우처(상품권)를 발행한 머지플러스의 '머지포인트' 서비스의 향후 행보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머지포인트의 경우, 등록업종 문제로 인한 금융감독원 실태조사와 함께 지급 능력에 대한 의심이 겹친 상황에서 머지머니 판매와 머지포인트 서비스를 중단해 소비자들로부터 '먹튀' 의혹을 받고 있다. 머지플러스 본사를 찾아간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현재 온라인을 통한 환불 신청을 받고 있는 머지플러스 측은 지난 14일 "14일 오후 9시20분쯤 온라인 환불 신청 대상자를 상대로 2차 환불이 진행됐다"며 "다음 환불은 오는 17일 재개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머지포인트 측은 환불 인원과 환불 금액 등의 정보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일부 피해자들 중에는 환불 인증 사진을 게시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환불을 받지 못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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