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발행 머지포인트 사용처 축소 '쇼크'…1만명 靑청원

'무제한 20% 할인'에 구매한 고객들 "폰지포인트 사기"
권남희 대표 "오후 6시 서비스 재개 관련 공지 하겠다"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사무실 모습. 2021.8.1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모바일 할인 애플리케이션(앱) '머지포인트'가 먹튀논란에 휩싸였다. 이용자의 불안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머지플러스(머지포인트 운영사) 대표가 12일 오후 6시 추가 공지를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머지포인트는 편의점, 대형마트 등 전국 2만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는 쇼핑·외식 할인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현금을 선불 결제하고 받은 포인트로 일상 생활에서 물건을 결제할 수 있었다. 평균 20%의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이용자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머지플러스 측에 따르면 머지포인트의 누적 이용자수는 100만명, 일 평균 접속자수는 20만명에 달한다. 업계에선 머지포인트 발행액을 최소 1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머지포인트가 논란이 된 건 금융당국이 회사의 '전자금융업 미등록 영업'을 지적하면서다. 머지플러스가 금융당국에 전금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상품권 발행 영업을 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각에선 '서비스가 위법이다'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비즈니스모델(BM)이 명확하지 않았던 머지포인트는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았다는 보도가 이어진 직후, 이용자 사이에서 빠르게 논란이 확산됐다.

결국 머지플러스는 지난 11일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11일부로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당분간 축소 운영된다"고 공지했다. 2개 이상 업종에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으면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기에 음식점업으로만 제휴처를 축소한 것.

머지플러스가 "법률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서비스가 중단된다"고 예고하면서 전날 오후 한때 이용자가 몰리며 앱에 접속할 수 없는 오류도 나타났다.

'머지포인트 사기'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갈무리) ⓒ 뉴스1

회사와 이용자 간 소통창구가 사실상 모두 닫히면서 온라인 상에는 '머지포인트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머지포인트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모두 사라진 것도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다행히 앱은 이날 정상 복구됐지만 이용자는 여전히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용자 A씨(35세)는 "할인폭이 워낙 커서 편의점 등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100만원씩 충전해 사용해왔다"며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서비스라 의심 없이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게시물을 살펴보면 기본 수십만원~수백만원 충전은 기본이었던 것 같다"며 "50만원이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돌려받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본사에 일부 이용자가 방문하는 일도 있었다.

피해를 호소하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공동 소송을 준비하자는 피해자 커뮤니티도 나타나고 있다. 투명한 조사를 요구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머지포인트 사기'라는 국민청원을 올린 이용자는 "머지플러스가 2~3년간 사업을 운영해왔는데 금융당국에서 한 번도 감독을 안한 것인지 이제 와서 전자금융사업자가 없다는 것이 (당황스럽다) 현시점에 갑작스럽게 아무런 조치 없이 모든 피해를 소비자와 가맹점주들이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머지포인트 사태에 대해 투명한 조사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오후 4시24분 기준 해당 게시물은 1만1781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가 이용자에게 발송한 문자 전문 (독자 제공) ⓒ 뉴스1

논란이 거세지자 권남희 머지포인트 대표는 이날 오후 이용자를 대상으로 긴급 문자 공지를 발송했다.

권 대표는 "이번 이슈로 오랜 이용자에게 정말 많은 응원과 애정의 메시지를 받고 있다. 아울러 많은 분들께서 주시는 애정 어린 질타 또한 감사한 마음으로 듣고 지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머지포인트 앱 전속자 폭주로 공지 확인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있었다. 기존 카카오플러스가 전 고객과의 소통창구로 사용되며 공지 및 각종 안내가 지속 업데이트될 예정이다"며 "서버 이슈 및 금일 음식점업이 오픈되지 않고 있는 부분과 전체적인 서비스 재개 관련 내용을 포함한 공지가 오늘 오후 6시 업로드될 예정이다. 원활한 공지 전달을 위해 카카오톡 친구채널을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권 대표는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악의적으로 폰지사기 등을 언급한 언론사 및 일부 영향력있는 커뮤니티 게시글로 인해 부정적인 바이럴(입소문)이 크게 증가하면서 관련 당국과 몇 차례 추가 논의가 있었다"며 "법적인 절차문제를 빠르게 해소하고 확장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안정적인 장기 운영을 위해 관련 당국의 이번 가이드를 적극 수용해 더 높이 도약하겠다"고 주장했다.

hway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