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온플법' 첫 공청회 강행…"방통위안 보다 적합" vs "졸속 입법"
"공정위안, 적용대상 정해 예측가능성 높고 사전규제 최소화"
업계 "실태조사부터" vs 공정위 "2년간 10차례 했다" 의견 팽팽
- 손인해 기자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정무위원회에 발의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계류된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안보다 기술혁신을 덜 저해한다."(김윤정 법제연구원 법제조사평가팀장)
"EU 규제는 5년간 검토를 거쳐 시행됐다. 실태조사가 선행해야 한다."(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국회 정무위가 22일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관련 공청회를 연 자리에서 "공정거래위원회안이 방송통신위원회안 더 적합하다"는 의견과 "졸속 입법"이라는 업계 반박이 맞섰다.
정무위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관련 공청회를 연 건 이날이 처음이다. 국회법에 따라 각 상임위원회는 제정법과 전부개정법에 대해선 공청회 또는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
이날 공청회 의견 진술인으로는 공정위안에 찬성하는 김윤정 팀장과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이, 업계를 대변하는 박성호 회장과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 교수가 참여했다.
정무위 소관 부처인 공정위는 지난 1월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계약서 규제를 핵심으로 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를 그대로 이관하고, 분쟁조정협의회와 동의의결제 등으로 입점업체의 피해규제를 도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 발의된 과방위 소속 전혜숙 의원안(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법)은 이해관계자인 플랫폼사업자와 이용자사업자, 최종이용자를 종합적으로 규율할 수 있도록 대규모와 일반으로 사업자 범위를 이원화하고, 각종 의무와 금지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전 의원 안을 입법 지원했다.
◇ "공정위안, 수범자 예측가능성 높고 사전규제 최소화"
김윤정 팀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방통위안은 법 적용 대상의 상한 또는 하한을 법률에서 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한다"며 "언제 방통위가 규모요건을 조정해 법 적용대상 범위를 확대할지 예측할 수 없으므로 온라인 플랫폼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안 적용대상은 '매출액 100억원 이상 또는 판매액 1000억원 이상 사업자 중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반면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보호법은 매출액, 거래금액, 이용자수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사업자에 적용된다.
김팀장은 이어 "공정위안은 사전규제를 최소화함으로써 혁신저해 방지 측면에서 방통위안보다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공정위안이 필수적 기자사항을 포함한 계약서 작성의무 외에는 사전규제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은 데 반해 방통위안은 '대규모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금지행위(13조)' 규정을 통해 사전규제와 다를 바 없는 강력한 사후규제를 받게 된다는 취지다.
그는 "사후규제란 사업자의 행위가 일응 적법한 것으로 추정되고 위법성 판단이 사후에 이뤄지는 것을 말하는데, 방통위안 제13조1항에 따르면 금지행위 11개 중 8개 행위가 처음부터 위법성이 추정되 사업자 측에서 자신의 행위가 정당함을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 "실태조사부터" vs "2년간 10차례 했다"
반면 인기협에선 제정안 입법 전에 신중한 검토를 거쳐야 하며 현재 법률로도 온라인 플랫폼을 규율할 수 있다고 맞섰다.
박성호 회장은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위한 법안의 모델이 된 EU 규제는 2015년 제안돼 5년간 검토를 거쳐 시행됐다"며 "우리나라는 검토과정은 생략한 채 급하게 입법이 추진되고 있어 정부 주도로 플랫폼과 이용사업자, 이용자 불편 등에 대한 현황과 문제를 총체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실태조사가 2018년부터 중기중앙회부터 10여차례 이상 있다"며 "분야와 표본수가 다른데 나오는 결과는 거의 일관적으로, 이 분야 입점업체와 관련해서 40% 이상 불공정 행위를 경험했다고 답변했다"고 반박했다.
박 회장은 또 "현재도 문제가 발생한다면 공정거래법과 전기통신사업법뿐만 아니라 약관규제법, 대규모유통업법, 표시광고법, 개인정보보호법, 전자상거래법 등 법률에서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공정거래 확보와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규제가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가 플랫폼 공정화법을 입법예고한 한 후 상생협력법 등 기존 법의 개정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과 관련된 내용을 보완하는 개정안도 국회에서 발의되고 있다"며 "중복규제 등 각 법률안의 내용 검토에 앞서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 공정위 "온플법 적용 대상 업체는 30곳"
법안 적용 대상을 두고도 양측의 의견은 팽팽히 갈렸다.
전성민 교수는 "공정위안 적용대상은 그 근거가 불분명하다"며 "유럽 디지털 시장법에선 유럽 내 매출액 8조8000억원 이상이거나 글로벌 기업가치 88조원 이상, 월 평균 사용자 4500만명 이상 또는 월평균 거래기업 1만건 이상을 최근 3년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에 해당하는 기업은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마이크로소프트·스냅챗·알리바바·바이트댄스·부킹닷컴·삼성전자 등"이라며 "일본의 디지털 플랫폼법 역시 매출액 3조2000억원 이상 이커머스 또는 매출액 2조1000억원 이상 앱마켓을 대상으로 해 구글·아마존·애플·라쿠텐·야후 등 글로벌 플랫폼이 주요 대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플랫폼 사업현실상 작은 규모, 짧은 업력, 적은 종업원 수의 스타트업도 쉽게 매출액 100억원 달성이 가능하다"며 "부동산, 중고차, 인테리어 등 업종별로 거래규모가 큰 경우 거래액 1000억원 역시 큰 규모가 아니고 실제 이 규모의 국내 수백개 온라인 플랫폼은 대부분 적자 상태에 있다"고 했다.
반면 김재신 부위원장은 "대규모 유통업법 (적용대상이)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이라 그 기준에 맞췄다"며 "25~30개가량 온라인 플랫폼이 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적용 대상이 100개가 된다는 의견도 있는데, 따져보면 직매입해서 파는 기준 등이 다 섞여 있어서 실제 규모보다는 부풀어 있다"며 "30여개에서 조금 더 되는 수준일 때 거기(플랫폼)에 들어가는 입점업체가 180만개"라고 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쉽게 (매출액) 100억, 1000억에 도달할 수 있을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이는) 작은 숫자가 아니다"며 "오픈마켓에서도 이베이코리아로부터 7~8개, 숙박업에도 2개 정도로 실제 이 기준이 소규모 스타트업의 수치는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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