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중 8년 적자" 독일 DH에 안긴 배민…쿠팡이츠와 출혈경쟁 2R
시장 폭발성장에 라이더 프로모션비 1년새 1436억→3294억 급증
쿠팡이츠 띄운 '단건 배달' 도입시 라이더 확보 전쟁 가열 전망
- 손인해 기자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배달의민족이 2010년 창업 이래 '8년 적자'를 기록했다. 창업 직후 6년 연속 적자를 내다가 2016년 반짝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3년 만인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적자를 면치 못한 것.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요기요'와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다 DH를 직접 등에 업은 배달의민족이지만, 미국 증시 상장으로 조 단위 실탄을 쥔 '쿠팡이츠'와 출혈 경쟁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1조995억원으로 전년 대비 94.4% 급증했으나 영업이익은 11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64억원 적자에 이어 2년째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2010년~2015년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2016년 최초로 2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으나 2019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 라이더 프로모션 1436억→3294억
2019년에 이어 작년 적자 원인도 마케팅 비용과 라이더 프로모션 비용 지출 때문이다.
특히 라이더 프로모션이 포함된 '외주용역비'는 2019년 1436억원에서 329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앱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거래액 역시 늘었지만 라이더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라이더 대상 각종 프로모션을 쏟아낸 탓이다.
마케팅비인 '광고선전비' 역시 지난해 배달의민족 TV 광고나 '선물하기', '가족계정'처럼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2019년 371억원에서 490억원으로 증가했다.
배달의민족은 플랫폼 기업 특성상 사업 초기 네트워크 구축 비용을 쏟아부은 데 이어 중반기에 들어선 업계 2위이자 DH로부터 막대한 자금 수혈을 받는 요기요와 마케팅 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다 배달의민족 인수를 결정한 DH가 지난해 말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려면 자회사 딜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를 매각하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결정을 전격 수용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배달의민족이 DH라는 글로벌 자본을 업은 것이다.
◇ 쿠팡이츠 띄운 '단건배달' 배민도 검토
요기요란 산을 넘은 배달의민족을 이번엔 쿠팡이츠가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2019년 쿠팡이츠로 음식 배달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커머스 시장의 '큰손' 쿠팡은 지난 11일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확보한 자금 약 5조원 중 1조원을 쿠팡이츠 등 풀필먼트(보관·배송·포장 등)에 투입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국내 배달앱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특히 업계가 최근 쿠팡이츠의 빠른 성장 원인으로 '한 번에 한 건 배달' 전략을 지목하고 있는 만큼 배달의민족도 '단건 배달'을 검토하고 있다.
통상 한 번에 3~5건을 묶음 배달해온 배달의민족이 단건 배달을 시행하면 라이더 확보를 위한 더 많은 프로모션을 쏟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배민라이더스지회는 45분 이내 배달을 원칙으로 한 배달의민족의 '번쩍배달' 정책에 항의하며 지난 19일 1시간 동안 '번쩍 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노조는 번쩍배달 도입 이후 배달노동자의 운행거리가 20% 늘었고 노동강도 또한 높아졌지만 수입은 도입 이전의 70~80%로 감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다음달 초 일반인 라이더인 '배민 커넥트' 전용앱도 출시할 계획이다. 배민 커넥트 가입 과정을 편리하게 하면서 단기간 아르바이트 형식의 라이더를 긴급수혈하겠다는 취지다.
◇ 1년새 이용자 15배 성장하며 턱 밑 추격
쿠팡이츠는 사업 초창기부터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고 '배달비 무료', '최소 주문금액 0원', '첫 주문 최대 5000원 할인' 등 공격적 프로모션도 펼쳐왔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일 평균 4000만 모바일 기기의 20억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지난해 12월 일평균 사용자수는 46만235명으로 같은해 1월 2만9869억명에 비해 약 15배 증가했다.
서비스 가입업소 추격세도 매섭다. 배달의민족은 11년 만에 전국 25만 업주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쿠팡이츠는 서비스 개시 2년도 안 된 현재 12만 업주가 가입했다.
각 사마다 시장점유율을 따로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업계에선 강남 3구와 용산 등 배달이 많은 주요 지역에서 쿠팡이츠의 주문 수가 배달의 민족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선 단건 배달이 가장 편한 게 사실이고 이제 외식 배달업계의 트렌드가 돼가고 있다"며 "올해부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을 비롯한 마케팅 경쟁에 들어가면 국내 배달앱 시장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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