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後스토리] 연봉서열 '네카라쿠배'…카카오, 네이버보다 얼마나 낮길래

양사 평균 급여 8천만원 수준이지만 카카오는 스톡옵션 이익 포함돼 '착시현상'
공채위주 네이버와 달리 경력직 많은 카카오 처우 개인마다 천차만별

(위에서부터)네이버, 카카오.ⓒ 뉴스1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정보기술(IT) 개발자들 사이에서 연봉 서열 5대 기업으로 통용되는 은어로, 연초 업계를 강타한 연봉인상 도미노 사태와 함께 주목받았다.

특히 국내 IT 기업 '빅2'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에 관심이 쏠렸다. 인사평가 논란이 있었던 카카오에선 네이버와 비교했을 때 연봉 차이가 크게 나고, 최근 업계 처우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카카오 직원은 "'블라인드' 글이 외부에 공개되면서 인사평가 문제가 부각되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보상에 관한 얘기가 훨씬 많다"며 "인사평가는 카카오 계열사마다 체계가 다르지만 '낮은 보상'에 대해선 공통의 문제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카오 직원은 "업계 연봉 수준을 비교하는 기사와 커뮤니티 글을 직원들끼리 거의 매일 공유한다. 지금 판교는 '돈 많이 주는 회사가 최고'"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워라밸은 좋은데 연봉이 잘 안 오른다", "주니어는 성장하지만 돈을 못 받고 시니어는 돈을 못받고", "연봉 인상률이 좋지 않다", "복지가 좋다. 돈 빼고", "보상에 짠 회사" 등 보상에 대한 불만을 언급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 스톡옵션 행사 이익 '착시효과'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정말 보상이 낮을까?

카카오의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직원은 총 2660명으로 1인 평균 급여액은 8200만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네이버(직원 3734명 1인 평균 급여액은 8182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카카오의 경우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얻은 이익이 급여에 포함된 비중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통장에 꽂히는 급여와 상여금 '현금' 액수는 네이버가 높다는 것.

스톡옵션은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회사 주식을 매입하고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제도다.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라 기업의 임직원이 근무 기간 중 스톡옵션을 행사해 얻은 이익은 '근로소득'에 포함돼 급여로 잡히는데, 카카오는 이 비중이 크다는 얘기다.

2014년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면서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나눠준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가 대규모로 스톡옵션을 지급한 건 2년 전 전직원 대상 부여가 처음이다. 네이버의 이 스톡옵션은 지난 2일부터야 행사가 가능했다. 2000년대 중반 네이버가 지급한 일부 스톡옵션은 이미 행사 기간이 종료됐다.

실제 카카오는 2015년 네이버의 영업이익(7622억원)의 11%에 불과한 884억원을 기록하면서 스톡옵션 행사 영향으로 직원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3248만원으로 네이버보다 약 7000만원이나 많았다.

카카오는 네이버처럼 전직원이 아닌 절반 이하 직원이 성과에 따른 스톡옵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5일 기준 카카오가 부여한 스톡옵션은 총 207만7483주, 같은 달 23일 기준 네이버가 준 스톡옵션은 399만2596주다.

김범수 카카오 창립자 및 의장. (카카오 제공)ⓒ 뉴스1

◇ 경력직 위주 카카오 연봉 천차만별

카카오의 경우 최근 2년 새 폭발적 성장 이전에는 수익을 못내고 있었던 만큼, 낮은 연봉 인상과 성과급 지급으로 네이버와 격차가 있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 역시 지난달 25일 열린 사내 간담회에서 "장기적, 단도직입적으로 네이버와 비교하면 연봉과 성과급은 네이버가 영업이익이 세다 보니 한동안 그것을 (비슷하게) 못 맞췄다"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스톡옵션은 더 많이 나갔다. 전체적으로 보면 누가 더 많을지 객관적인 비교를 통해 밸런스를 잡아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네이버에 비해 '신생기업'인 카카오는 연봉은 네이버만큼 주지 못해도 성공하면 과감하게 스톡옵션으로 보상하겠다는 '실리콘밸리'의 보상공식을 따랐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회사가 '환골탈태' 수준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주장하는 직원들이 늘면서 최근 처우 논란이 가열된 것.

1999년 설립 이후 꾸준히 공채를 시행해온 네이버와 비교해 업력이 짧은 카카오(2010년 카카오톡 출시)의 경우 경력직 출신이 많다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공채 출신 입사자가 많기 때문에 연봉이 균등하지만, 경력직이 많은 카카오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더 격차가 크게 체감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이 향후 보상에 대한 추가 논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변화가 있을지 내부에선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김 의장은 "저는 카카오가 경쟁력이 있는 회사라면 보상도 많아야 한다고 본다. 다른 곳보다 (보상이) 작다면 빨리 개선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보상을) 못 맞추고 장기적으로는 약간의 시간을 (우리에게)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어느 순간 균형을 못 맞출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s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