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국가전략]반도체 강국 저력 'AI반도체'로 잇는다…10년간 1조 투자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AI반도체, AI국가전략의 핵심
시스템반도체 전문가 '최기영' AI반도체 개발 직접 이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I시대 미래 비전과 전략을 담은 'AI 국가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인공지능(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정부가 'AI 반도체'를 중점 개발하기로 했다. 오는 2029년까지 10년간 1조9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AI 생태계의 핵심 경쟁력이 될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를 선제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정부는 AI반도체 개발 등 이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AI국가전략을 발표했다. AI반도체는 AI 기술의 '핵심'으로 꼽히는 기술이다. 방대한 규모의 빅데이터 처리, 인간과 유사한 방식의 연산 능력 및 병렬처리 등을 요구하는 AI 기술을 현실화 하려면 두뇌 역할을 하는 AI반도체 기술 개발과 상용화는 필수다.

이날 발표를 맡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세계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를 지랫대 삼아 세계 1위를 목표로 기억(메모리)과 연산(프로세서)을 통합한 신개념 인공지능 반도체(PIM; Processing-In-Memory)를 개발하겠다"면서 "이를 위한 전략적 투자를 강화할 것이며 장관인 제가 직접 관련 정책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AI반도체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의 컴퓨팅을 인간의 뇌 구조와 같은 메모리 중심 컴퓨팅으로 바꾸는 반도체를 말한다. 현재의 메모리-프로세서의 속도효율 저하, 전력증가 문제를 해결해 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AI반도체를 개발하게 되면 마치 인간의 뇌와 같이 기억과 연산을 다중(병렬) 처리할 수 있으며 이미지, 소리 등을 인식하고 판별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존 반도체보다 처리 속도는 최대 25배까지 빠르면서 전력소모량은 1000분의1로 낮출 수 있다.

AI 기술에서 한발 앞서있는 미국과 중국 등은 이미 AI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날 글로벌 반도체기업 인텔은 AI역량 강화를 위해 반도체 스타트업 하바나랩스를 20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들보다 한발 뒤쳐졌지만 이미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점하고 있는만큼 이 역량을 바탕으로 AI반도체 개발에서 충분히 치고 나갈 저력이 있다는 것이 최 장관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선 '연산속도 향상'을 위한 AI반도체 설계기술을 마련하고 전력소모 감소를 위한 미래소자 개발에 집중 투자한다. 이후 초미세공정을 위한 장비 및 공정기술 개발에도 중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AI반도체를 개발하는 연구개발(R&D) 방식도 혁신한다. 기존 정부가 발주하는 반도체 연구과제 형태는 상향식이고 규모는 '소규모 다량' 과제 중심이었다면, AI 국가전략을 통한 AI반도체 개발에 있어서는 하향식+상향식 연구과제를 모두 진행하며 대규모 오픈플랫폼 형태의 과제를 발주한다는 방침이다.

개발 범위 역시 반도체 기술에 국한했던 것을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시스템기술 전반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10년간 1조96억원을 투자한다. 과기정통부가 4880억원, 산업통상자원부가 5216억원의 예산을 각각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AI반도체 개발 정책을 주도하고 전면에서 끌어가는 인물이 다름아닌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이라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최 장관은 장관 임명 전 학계에서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받던 인물이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본격화 된 시점에서 최 장관이 지명되면서 일본 현지 언론들이 '한국 정부가 시스템 반도체 대가를 장관으로 임명해 수출규제에 대응하려 한다'며 경계심을 보였을 정도다.

최 장관은 자신의 전문성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AI반도체 개발 지원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그는 "인공지능 생태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AI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과기정통부 장관인 제가 직접 면밀히 챙겨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룸에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돼 있는 모습. 2019.7.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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